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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3.1 운동에 참여한 조선약학교 학생들에 대한 신문 조서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5-04-08 09:38     최종수정 2015-04-08 09:4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지난 약창춘추 170에 조선약학교 학생 14명이 3.1운동과 관련하여 체포되어 신문을 받은 바 있음을 소개하였다. 오늘은 그들 중 한 분인 박희창(朴喜昌)을 임의로 선택하여 당시의 신문 조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자료는 ‘한민족 독립운동사 자료집’ 13권 ‘3.1운동 III. 3.1 독립선언 관련자 신문조서’에서 발췌하였다. 
 
검사의 심문조서
피고인 : 박희창. 위 피고인에 대한 보안법 위반 사건에 관하여 大正 8년 3월 6일 경성지방법원 검사국의 조선총독부 검사 山澤佐一郞과 총독부 재판소 서기 아무개가 열석한 후,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신문하기를 다음과 같이 하다.
문) 성명•연령•신분•직업•주소•본적지 및 출생지는 어떠한가?
답) 성명•연령은 박희창, 21세. 신분•직업은 약학교 학생. 주소는 京城 蓮池洞 228, 崔守連方. 본적지는 慶尙北道 尙州郡 牟東面 壽峯里 5통 3호. 출생지는 慶尙北道 尙州郡 牟東面 壽峯里 5통 3호.
문) 위기•훈장•종군기장•연금•은급 또는 공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답) 없다.
문) 이제까지 형벌에 처해졌던 일은 없는가?
답) 없다.
문) 피고는 금년 3월 1일에 군중과 함께 대한국 만세를 부르면서 시내를 돌아다녔는가?
답) 3월 1일에 남산공원에 갔었다. 그리고 거기서 오포(午砲) 소리를 듣고 종로의 청년회관 앞에 갔더니 그 중 한 사람이 나에게 선언서를 주었다. 그것을 읽고 나도 군중 속에 들어가서 만세를 불렀다. 그곳 무교정 거리에서 대한문으로 가서 일제히 만세를 부르고, 그리고 나서 미국 영사관, 배재학당 앞, 그리고 다시 대한문으로 나와 황금정 1정목에서 종로 네거리로 와 거기서 흥화문 앞으로 해서 조선보병대로 갔고, 프랑스 영사관 앞, 서소문을 거쳐 대한문으로 나와 長谷川町을 지나 조선은행 앞에서 本町 2丁目까지 군중과 같이 각처에서 만세를 부르면서 걸었다. 그리고 本町 2丁目 경찰관 파출소 앞 근처에서 체포되었다.
문) 그대가 얻었다고 하는 선언서는 이것과 같은 것인가? (검사가 「선언서」라는 제목의 한글을 섞어 쓴 손병희 외 32명 명의의 인쇄물을 보이다.)
답) 그것과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문) 그것을 읽었는가?
답) 조금만 보고 전부 읽지는 못했다. 그 선언서는 각처를 돌아다니는 중에 어디엔가 버렸다.
문) 누구에게서 얻었는가?
답) 군중 속의 사람으로, 누구인지는 모른다. 그것을 주울 때는 달려가면서 주었던 것이다.
문) 왜 대한국 독립만세를 불렀는가?
답) 나도 조선인이므로 군중이 독립만세를 부르기에 기뻐서 만세를 불렀던 것이다.
문) 총독정치에 대하여 무엇인가 생각하고 있는가?
답) 학생이므로 정치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없다.
문) 국민대회를 아는가?
답) 그것은 모른다.
문) 국민대회에서 발행한 등사판 인쇄물을 본 일이 있는가?
답) 그런 것을 본 일은 없다.
문) 국장을 앞두고 만세를 부르는 것은 근신치 못한 것이 아닌가?
답) 아무 생각도 없이 군중과 함께 만세를 불렀던 것이다.
문) 종교는 무엇인가?
답) 나는 종교는 없다. 부친은 유교이며, 고향에서 농업을 하고 있다.
문) 학력은 어떠한가?
답) 고향에서 한문을 배웠고 경성의 중동학교 및 경신학교에 들어갔다가 지금의 학교에 다니고 있다.
문) 파고다 공원에서 국민대회가 있다는 것을 들었는가?
답) 아무것도 듣지 못하였다. (이상 조서 끝).

약창춘추 170에서 언급한 것처럼, 1918년에 설립된 조선약학교에 입학한 조선인 학생 60명 중 무려 약 50명이 3.1운동과 관련되어 졸업을 하지 못하였다. 3.1운동 중 살아남아 판결을 받아 신상 카드에 이름이 남아 있는 사람 등 약 20명 정도는 이름을 알 수 있으나, 나머지 30명 정도는 지금으로서는 이름도 알 수 없다.
남의 나라의 압제 하에서 독립을 주창하다가 학교를 그만 두고 감옥에 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에 새삼 분노를 느낀다. 3.1운동에 참여하여 졸업을 하지 못한 선배님들께 지금이라도 졸업장을 드리는 것이 후배로서의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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