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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가정(家庭) 붕괴의 공포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6-05-04 09:38     최종수정 2016-05-04 09:4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가정이 붕괴되는 소리가 요란하다. 우선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균 만 68세인 나의 대학 동기 남자 8가정의 총 15명의 아이들 중 40%(6명 : 남3, 여3)가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의 우리나라 인구 천명당 혼인건수는 지난 45년 동안 가장 낮은 6명이었다고 한다.

 

직장이 없어 결혼을 못해요: 2012년 OECD국가의 15-29세 청춘 남녀의 평균 고용율은 60%이었고, 우리나라가 40%이었다. 우리나라 청춘 남녀의 60%가 백수이었다는 이야기이다. 고용된 40% 중 정규직은 그나마 절반 이하이었다고 한다.

취직을 하지 못한 사람은 경제 현실상 결혼을 하기 어렵다. 일본의 경우, 정규직 청춘 남녀의 결혼율은 55%가 넘지만, 비정규직 남녀는 3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남자만의 결혼율을 비교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요컨대 낮은 고용율이 낮은 결혼율의 주된 원인인 것이다. 

결혼하기 싫어요: 그런데 경제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데도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특히 여성이 그렇다. 지난해 지속가능연구소가 전국대학생에 대하여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대생의 절반 가량은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한다.

또 통계청 사회조사에서도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여성이 52.3%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옛날에는 누구나 반드시 결혼을 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절반의 여성이 결혼을 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좋은 직장에 다니는 여성일수록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그들은 지금이 딱 좋은데 골치 아픈 결혼을 왜 하냐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시부모 관계, 출산, 육아는 그냥 골치 아픈 일인가 보다.

여성의 학력과 결혼율은 반비례?: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학력이 높을수록 결혼율이 낮다고 한다. 즉 고졸 여성의 결혼율을 1로 보았을 때 중졸 이하 여성의 결혼율은 1.61인 반면 대졸 이상 여성의 결혼율은 0.69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더 커서 중졸 이하는 1.97, 대졸 이상은 0.59라고 한다. 여성의 학력이 높아질수록 결혼율이 낮아지는 것은, 여성들이 자기보다 동등 이상의 명문 대학 출신, 또는 더 공부를 많이 한 남자를 신랑으로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미 우리나라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남자를 능가하고 있다. 예컨대 2014년의 경우 여학생의 진학률은 74.6%로 남학생의 67.4%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따라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고학력 신랑감의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이것이 여성이 결혼을 결심하기 쉽지 않게 만든 한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출산(出産)의 문제: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체출산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4년에는 1.21명(1983년, 2.1명)까지 낮아졌다고 한다. 또 2014년 우리나라 초혼자(初婚者)의 평균 연령은 남성이 32.4세, 여성이 29.8세로 10여년 전에 비해 남녀 모두 두 살 가량 많아졌다고 한다.

이렇게 만혼이 증가하면 여성의 30대 이후의 출산, 즉 노산(老産)이 늘어나 추가적인 출산 여지가 감소하게 된다. 아이들이 뛰노는 가정을 점점 보기 어렵게 된다는 말이다.

가정(家庭)의 붕괴는 국가 붕괴의 전조(前兆):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전통적인 개념의 가정은 사회와 국가 구성의 기본 단위이다. 그런데 그 기본단위가 머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결혼율과 출산율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가정은 특권층이나 누리는 사치품이 되고, “여보, 당신”, “엄마, 아빠” “형, 동생, 오빠” 같은 호칭은 극소수가 사용하는 낯 설은 말이 될 지도 모르겠다. 무서운 일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지도자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무섭다. 가정을 살리자. 나라를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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