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약업닷컴 홈 > 팜플러스 > 기고

<203> 울림이 있는 말 한마디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6-07-13 09:38     최종수정 2016-07-13 10:2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남에게 들은 말 한마디가 내 삶에 긴 울림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1. D제약의 L부회장은 ‘도리 없지’란 말을 자주 한다. 이미 엎질러져서 되돌릴 수 없는 일을 포기할 때 하는 말이다. 지나간 실패를 오래도록 묵상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럴 시간이 있으면 실패를 털고 앞으로 나갈 방도를 생각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도리 없지’는 지나간 과거에 붙잡히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 소유자의 표현이다. 적지 않은 사람이 실패한 일을 오랫동안 묵상함으로써 낙심(落心)하고 좌절한다. 온누리교회의 고 하용조 목사님은 ‘실패는 그 자체보다 그로 인한 낙심과 좌절이 더 큰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도리 없지’ 하면서 실패로 인한 낙심과 좌절을 털어버리는 것은 것은 범인(凡人)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L부회장의 ‘도리없지’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의 비범함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우리 둘째 애가 사업을 하다 큰 실패를 경험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내가 가장 걱정한 것은 실패보다 그 애의 낙심이었다. 그 때 나도 L부회장처럼 ‘도리 없지’ 생각하며 아들을 진심으로 위로하였다. 마침내 아들은 하나님 은혜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재기에 성공하였다. 할렐루야.

2. 고 하용조 목사님은 늘 ‘잘 나갈 때가 위험한 때’라고 설교 하셨다. ‘스스로 요즘 잘 나가고 있다고 생각되면, 위험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잘 나가는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고 하였다. 반대로 교만은 패망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권력에 취해 교만을 떨다가 추락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은사 한 분은 ‘당신이 잘되는 것을 진심으로 기뻐할 사람이 세상에 몇 사람이나 될까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잘 될 때 겸손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이 다 싫어한다는 좀 서늘한 경고 말씀이었다. 그러나 겸손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거죽은 겸손이나 속은 교만인, 즉 위장된 겸손은 더욱 위험하다. 위장된 교만은 곧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마련이고, 더욱 사람들의 미움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3. 오랜만에 뵌 93세의 박창환 목사님은 내게 “아직도 여기 저기 강의를 하러 다니신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하셨다. 나는 정년 퇴직 후에도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는 뜻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뜻이 아니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의하러 다닐 수 있으니 얼마나 귀한 일이냐’란 뜻으로 하신 말씀이었다. 큰 울림이 있는 말씀이었다. 나는 박 목사님과 하 목사님의 말씀대로 겸손과 정직이 인생을 바로 이끄는 중요한 나침반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4. 내가 졸업한 제물포 고등학교의 교훈은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다. 또 이 학교 강당에는 유한흥국(流汗興國)이란 붓글씨 족자가 걸려 있었다. 모두 이 학교를 설립한 길영희 교장 선생님의 철학에서 나온 말씀이셨다. 이 학교는 무감독(無監督)시험과 같은 명예제도(honor system)를 실시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교훈, 족자, 무감독시험제도 등을 통한 이 학교의 가르침, 즉 근면, 성실, 정직은 나를 비롯한 많은 졸업생들의 평생 교훈이 되었다.

나는 이 가르침이 교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기를 소망한다. 교인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되는 삶을 살아낼 때, 기독교는 세상에 저절로 전도되고 세상은 성경적으로 바람직하게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5.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나는 네가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믿는다’고 자주 말씀 하셨다. 내가 남들보다 착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라고 믿는다는 말씀이셨다. 그 믿음의 말씀 덕분에 나는 책을 산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용돈을 타는 등의 유혹을 참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23년 전에 작고하셨지만, 어머니의 그 말씀은 그 후로도 평생 내 삶의 태도를 가다듬어 주었다. 어머니 그립습니다.
기사공유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구글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로그인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뉴스홈으로    이전페이지로    맨위로

인기기사    댓글달린기사    공감기사

실시간 댓글 더보기

구인    구직   매매

사람들 interview

[인터뷰]“척추 수술 환자 좋은 예후,수술 후 통증 관리가 핵심”

일반적으로 수술 환자들은 수술 후 통증을 불가...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의약정보 더보기

약업북몰    신간안내

2020한국화장품기업총람(기업용...

2020한국화장품기업총람(기업용...

“한국화장품기업 모든 정보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

이시각 주요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