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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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물옥잠(Monochoria korsakowii)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기사입력 2015-09-09 09:38     최종수정 2015-09-09 10:5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접어들 무렵인 9-10월 경 늪이나 연못 또는 저수지의 수심이 얕은 곳에서 예쁜 보라색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꽃이 물옥잠이다. 물옥잠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서 전에는 주변 습지나 논두렁 부근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식물이지만 지나친 농약사용 탓인지 지금은 보기가 드물어 졌다.

뿌리에서 자란 잎자루는 길고 줄기에 자란 잎자루는 짧다. 잎은 심장모양이고 두껍고 윤기가 나며 만져보면 스펀지처럼 부드럽다. 잎 밑면에 공기구멍이 많기 때문이다. 옥잠화는 여러 송이의 꽃이 줄기 끝에 원뿔꼴로 달리며 꽃송이는 옆으로 향하고 있고 꽃잎은 6개이다.

수술은 6개 그리고 암술은 1개이며 암술대가 수술대 보다 길어서 위로 뻗어있다. 암술대와 수술대가 모두 꽃 잎 색과 같은 보라색을 하고 있고 비교적 커다란 노란색 꽃 밥은 보라색 꽃잎과 조화를 이루어 매우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물옥잠이 논농사에서 문제의 잡초라는 어느 농학자의 글을 보고 쇼크 받은 일이 있다. 동일한 대상을 놓고도 각자 자신이 처해있는 처지와 생각에 따라 보고 느끼는 감정과 판단이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아리따운 자태를 되도록 완벽하게 필름에 담으려는 필자는 대상 식물이 농민을 괴롭히는 해초(害草)일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는 미처 미치지 못했다. 농사에 방해되는 잡초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방도를 모색해야하는 농학자의 처지와는 달랐던 것이다. 간혹 흰 꽃을 피우는 것도 있으며 흰물옥잠이라 한다.

물에 사는 옥잠화라 해서 물옥잠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옥잠화는 원래 중국이름이다. 옥잠화의 옥잠(玉簪)은 옥비녀라는 뜻이며 원산지가 중국인 옥잠화 꽃이 옥비녀를 닮았다하여 부쳐진 이름이다. 피리를 잘 부는 사람에게 선녀가 건네준 옥비녀가 땅에 떨어져 이듬 해 핀 꽃이 옥잠화라는 전설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물옥잠과 옥잠화의 꽃 모양은 전혀 비슷하지 않다. 옥잠화는 기다란 나팔모양의 통꽃으로 흰색이고 아침에 오므라들고 저녁이면 활짝 피는 야행성 식물이다. 꽃 모양이나 식물자체의 모습에서 유사성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식물원이나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레옥잠과 물옥잠을 혼돈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레옥잠은 자생지가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인 외래종이고 물옥잠은 우리나라에서 대대로 살아온 토종식물이다. 근래 부레옥잠은 수질정화능력이 우수하다고 하여 물이 정체되어 썩기 쉬운 곳이나 정화조 부근에 많이 키우고 있지만 왕성한 번식력으로 인해 뱃길을 막거나 수력발전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하여 세계 10대 문제 잡초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도 하다.

부레옥잠도 예쁜 꽃을 피우지만 어떤 연유에서 인지 곤충이 찾아오지 않아서 꽃가루받이가 되지 않아 씨앗을 만들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씨로 번식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체의 밑 부분에서 싹이 돋아나 번식하게 된다. 이러한 번식방법을 영양번식이라 한다. 이에 반해서 물옥잠은 정상적인 꽃가루받이를 통해서 열매를 맺으므로 종자로 번식한다.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 모두를 약재로 쓰는데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것을 우구(雨韭), 또는 우구화(雨久化)라 한다. 열을 내리고 천식을 가라앉히며 종기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효성분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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