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된 지휘자의 반격?
올 겨울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유명한 공연장 엘프 필하모니(Elbphilharmonie)에 이례적인 두 공연 일정이 예정되어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12월 14일 지휘자 크리스토프 루세(C. Rousset, 1961- )가 바로크 음악 연주로 명성이 높은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English Baroque Soloists)와 몬테베르디 합창단(Monteverdi Choir)을 이끌고 샤르팡티에(M. Charpentier, 1643-1704)의 기악곡 하나와 미사, 그리고 바흐(J. S. Bach, 1865-1750)의 칸타타 두 곡을 연주합니다.
그런데 이 연주가 열리기 정확히 일주일 전인 12월 7일, 거의 똑같은 프로그램이 공연될 예정 있니다. 차이는 7일에는 샤르팡티에의 길지 않은 기악곡 하나가 연주되지 않는다는 점으로 다른 프로그램은 똑같습니다. 연주 단체는 컨스텔레이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Constellation Choir & Orchestra)라는 생소한 이름인데 지휘자의 이름이 놀랍습니다. 존 엘리엇 가디너(J. E. Gardiner, 1943- ). 바로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를 창단하고 오랜 기간 이 단체들을 이끌었던 지휘자이지요.
가디너는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를 40년 넘게, 몬테베르디 합창단은 무려 60년 동안 지휘했습니다. 서로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운 단체와 지휘자가 어째서 일주일의 간격을 두고 사실상 같은 프로그램을 각각 다른 음악 파트너와 함께 무대에 올리게 된 것일까요?
이 모든 일은 작년 여름 세계 음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디너의 폭력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23년 8월 22일과 23일, 가디너는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그가 설립한 또 하나의 오케스트라인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Orchestre Révolutionnaire et Romantique)를 지휘하며 베를리오즈(H. Berlioz, 1803-1869)의 오페라 트로이 사람들(Les Troyens) 공연을 이끌 예정이었습니다. 이는 작곡가의 고향인 프랑스 남동부의 도시 라 코트 생 앙드레(La Côte Saint André)에서 열린 베를리오즈 페스티벌의 공연 중 하나였지요. 하루에 오페라 전곡을 연주하지 않고 첫 날에는 1-2막을, 둘째 날에는 3-5막을 연주하는 독특한 기획이었습니다.
문제는 첫째 날 공연 후 발생하였습니다.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이 공연에서 가디너는 영국의 젊은 성악가 윌리엄 토마스(W. Thomas)가 잘못된 방향으로 퇴장하였다는 이유로 그를 질책하고 더 나아가 그의 얼굴을 때린 것이었지요. 당시 이들 근처에는 공연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이 일은 처음부터 비밀로 유지될 수가 없었는데 가디너가 폭행하기 전 들고 있던 맥주를 토마스에게 던져버리고 싶다고 말했으며 토마스가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구체적인 증언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는 굉장히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단지 퇴장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80세의 노 지휘자가 자제력을 잃고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젊고 유망한 성악가를 폭행한 것은 누구에게도 이해될 수 없었지요. 가디너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예정되어 있던 이후의 트로이 사람들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공연들도 지휘할 수 없게 되었고 약 11개월 동안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이른바 자숙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2024년 7월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복귀하였지요.
하지만 가디너는 그가 설립한 단체들을 다시 지휘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7월에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두 오케스트라의 이사회가 가디너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지요. 이어서 가디너 역시 자신이 설립한 단체들과의 이별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자신의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객원 지휘와 녹음, 책을 쓰는 것과 교육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9월 컨스텔레이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설립을 알렸지요.
폭력으로 퇴출된 나이든 지휘자가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다른 연주 단체를 설립했다고 단순하게 생각될 수 있는 이 일련의 일들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실상은 보이는 것보다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퇴출이라는 단어에 가려져 있지만 가디언 지의 보도에 따르면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와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의 100명이 넘는 많은 단원들은 가디너의 복귀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이사회 측에서는 오케스트라 내 작은 그룹의 ‘더러운 술수 캠페인’이라며 비난했지요. 즉 연주 단체의 이사회 측과 다수의 단원들 사이에 가디너의 복귀 여부를 두고 매우 커다란 간극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심지어 오랫동안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카티 데브레체니(K. Debretzeni, 1971- )를 비롯한 몇몇 수석 단원들은 서두에 언급된 함부르크 일정이 포함된 가디너의 새 연주 단체의 투어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어쩌면 이사회 측에서는 폭력을 행사한 지휘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적어도 당분간은 벗기 힘든 지휘자를 복귀시켰을 때 맞이해야 하는 여론의 비난과 그로 인한 후원의 감소 같은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입장에서는 비록 폭력이 용인될 수 없는 행위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래도 그 폭력이 사과와 긴 자숙의 시간으로도 용서될 수 없을 정도의 폭력이었을까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요. 또 음악적인 면에서 ‘역시 가디너만한 지휘자가 없다’라는 공감대가 그의 부재 가운데 단원들 사이에 폭넓게 형성되어 있었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가디너 자신이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는 새로 설립한 단체와의 첫 연주 투어에서 선보일 작품으로 그가 본래 ‘자신의’ 단체들과 공연하려 했던 샤르팡티에와 바흐의 작품들을 골랐습니다. 가디너가 지휘하기로 예정되었던 공연은 지휘자만 루세로 바뀐 채 그대로 진행 예정이고요. 그러다보니 결국 함부르크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사실상 같은 프로그램이 두 번 연주되는 일정이 탄생한 것입니다. 가디너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간에 마치 퇴출당한 지휘자가 반격을 가하는 듯한 그림이 펼쳐졌습니다. 이에 더하여 공연장 엘프 필하모니는 가디너가 원래 지휘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12월 14일의 공연 티켓을 이미 구매했을 경우 그가 새롭게 창단한 단체와 공연하는 12월 7일의 티켓으로 교환 가능하다는 공지를 개제했습니다. 12월의 함부르크 공연은 여러모로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내겠지요.
가디너와 그가 새로 설립한 단체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 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입니다. 노 대가의 새로운 도전은 그 자체로는 흥미진진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의 폭력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서 씁쓸함을 감추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의 도전은 어떤 결실을 맺게 될까요?
추천영상: 가디너와 몬테베르디 합창단 그리고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의 2021년 공연 실황입니다. 곡목은 바흐의 칸타타 ‘그리스도는 사망의 결박에 매이셨습니다 (Christ lag in den Todesbanden)’ 입니다. 이들의 높은 명성에 걸맞은 선명하고도 정갈한 느낌을 주는 깊은 울림이 인상적입니다. 이 조합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네요. 아울러 가디너의 새로운 단체는 어떤 울림을 우리에게 안겨줄지 궁금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Has-rtFfhs
<필자소개>
박병준씨는 음악학자이자 음악칼럼니스트로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립음악대학교에서 비올라를 전공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음악학)를 취득했다. 현재는 광명 심포니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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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된 지휘자의 반격?
올 겨울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유명한 공연장 엘프 필하모니(Elbphilharmonie)에 이례적인 두 공연 일정이 예정되어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12월 14일 지휘자 크리스토프 루세(C. Rousset, 1961- )가 바로크 음악 연주로 명성이 높은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English Baroque Soloists)와 몬테베르디 합창단(Monteverdi Choir)을 이끌고 샤르팡티에(M. Charpentier, 1643-1704)의 기악곡 하나와 미사, 그리고 바흐(J. S. Bach, 1865-1750)의 칸타타 두 곡을 연주합니다.
그런데 이 연주가 열리기 정확히 일주일 전인 12월 7일, 거의 똑같은 프로그램이 공연될 예정 있니다. 차이는 7일에는 샤르팡티에의 길지 않은 기악곡 하나가 연주되지 않는다는 점으로 다른 프로그램은 똑같습니다. 연주 단체는 컨스텔레이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Constellation Choir & Orchestra)라는 생소한 이름인데 지휘자의 이름이 놀랍습니다. 존 엘리엇 가디너(J. E. Gardiner, 1943- ). 바로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를 창단하고 오랜 기간 이 단체들을 이끌었던 지휘자이지요.
가디너는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를 40년 넘게, 몬테베르디 합창단은 무려 60년 동안 지휘했습니다. 서로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운 단체와 지휘자가 어째서 일주일의 간격을 두고 사실상 같은 프로그램을 각각 다른 음악 파트너와 함께 무대에 올리게 된 것일까요?
이 모든 일은 작년 여름 세계 음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디너의 폭력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23년 8월 22일과 23일, 가디너는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그가 설립한 또 하나의 오케스트라인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Orchestre Révolutionnaire et Romantique)를 지휘하며 베를리오즈(H. Berlioz, 1803-1869)의 오페라 트로이 사람들(Les Troyens) 공연을 이끌 예정이었습니다. 이는 작곡가의 고향인 프랑스 남동부의 도시 라 코트 생 앙드레(La Côte Saint André)에서 열린 베를리오즈 페스티벌의 공연 중 하나였지요. 하루에 오페라 전곡을 연주하지 않고 첫 날에는 1-2막을, 둘째 날에는 3-5막을 연주하는 독특한 기획이었습니다.
문제는 첫째 날 공연 후 발생하였습니다.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이 공연에서 가디너는 영국의 젊은 성악가 윌리엄 토마스(W. Thomas)가 잘못된 방향으로 퇴장하였다는 이유로 그를 질책하고 더 나아가 그의 얼굴을 때린 것이었지요. 당시 이들 근처에는 공연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이 일은 처음부터 비밀로 유지될 수가 없었는데 가디너가 폭행하기 전 들고 있던 맥주를 토마스에게 던져버리고 싶다고 말했으며 토마스가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구체적인 증언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는 굉장히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단지 퇴장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80세의 노 지휘자가 자제력을 잃고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젊고 유망한 성악가를 폭행한 것은 누구에게도 이해될 수 없었지요. 가디너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예정되어 있던 이후의 트로이 사람들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공연들도 지휘할 수 없게 되었고 약 11개월 동안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이른바 자숙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2024년 7월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복귀하였지요.
하지만 가디너는 그가 설립한 단체들을 다시 지휘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7월에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두 오케스트라의 이사회가 가디너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지요. 이어서 가디너 역시 자신이 설립한 단체들과의 이별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자신의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객원 지휘와 녹음, 책을 쓰는 것과 교육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9월 컨스텔레이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설립을 알렸지요.
폭력으로 퇴출된 나이든 지휘자가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다른 연주 단체를 설립했다고 단순하게 생각될 수 있는 이 일련의 일들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실상은 보이는 것보다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퇴출이라는 단어에 가려져 있지만 가디언 지의 보도에 따르면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와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의 100명이 넘는 많은 단원들은 가디너의 복귀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이사회 측에서는 오케스트라 내 작은 그룹의 ‘더러운 술수 캠페인’이라며 비난했지요. 즉 연주 단체의 이사회 측과 다수의 단원들 사이에 가디너의 복귀 여부를 두고 매우 커다란 간극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심지어 오랫동안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카티 데브레체니(K. Debretzeni, 1971- )를 비롯한 몇몇 수석 단원들은 서두에 언급된 함부르크 일정이 포함된 가디너의 새 연주 단체의 투어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어쩌면 이사회 측에서는 폭력을 행사한 지휘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적어도 당분간은 벗기 힘든 지휘자를 복귀시켰을 때 맞이해야 하는 여론의 비난과 그로 인한 후원의 감소 같은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입장에서는 비록 폭력이 용인될 수 없는 행위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래도 그 폭력이 사과와 긴 자숙의 시간으로도 용서될 수 없을 정도의 폭력이었을까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요. 또 음악적인 면에서 ‘역시 가디너만한 지휘자가 없다’라는 공감대가 그의 부재 가운데 단원들 사이에 폭넓게 형성되어 있었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가디너 자신이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는 새로 설립한 단체와의 첫 연주 투어에서 선보일 작품으로 그가 본래 ‘자신의’ 단체들과 공연하려 했던 샤르팡티에와 바흐의 작품들을 골랐습니다. 가디너가 지휘하기로 예정되었던 공연은 지휘자만 루세로 바뀐 채 그대로 진행 예정이고요. 그러다보니 결국 함부르크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사실상 같은 프로그램이 두 번 연주되는 일정이 탄생한 것입니다. 가디너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간에 마치 퇴출당한 지휘자가 반격을 가하는 듯한 그림이 펼쳐졌습니다. 이에 더하여 공연장 엘프 필하모니는 가디너가 원래 지휘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12월 14일의 공연 티켓을 이미 구매했을 경우 그가 새롭게 창단한 단체와 공연하는 12월 7일의 티켓으로 교환 가능하다는 공지를 개제했습니다. 12월의 함부르크 공연은 여러모로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내겠지요.
가디너와 그가 새로 설립한 단체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 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입니다. 노 대가의 새로운 도전은 그 자체로는 흥미진진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의 폭력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서 씁쓸함을 감추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의 도전은 어떤 결실을 맺게 될까요?
추천영상: 가디너와 몬테베르디 합창단 그리고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의 2021년 공연 실황입니다. 곡목은 바흐의 칸타타 ‘그리스도는 사망의 결박에 매이셨습니다 (Christ lag in den Todesbanden)’ 입니다. 이들의 높은 명성에 걸맞은 선명하고도 정갈한 느낌을 주는 깊은 울림이 인상적입니다. 이 조합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네요. 아울러 가디너의 새로운 단체는 어떤 울림을 우리에게 안겨줄지 궁금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Has-rtFfhs
<필자소개>
박병준씨는 음악학자이자 음악칼럼니스트로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립음악대학교에서 비올라를 전공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음악학)를 취득했다. 현재는 광명 심포니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