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펼쳐진 환상의 무대,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
이제는 영화관에서 영상으로 뮤지컬을 만난다.
지난 10월 16일 공연 콘텐츠 제작과 배급을 맡은 위즈온센이 멀티 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와 협업해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기념 공연 실황 영화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번 영상화는 한국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도입한 후 전용 상영관을 통해 더욱더 입체적인 소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객석에서 자세히 보기 어려운 표정 연기와 감정 표현 등을 대형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해져 기대감을 높였다. 또 뮤지컬 <모차르트!>부터 <몬테크리스토>, <레베카>뿐만 아니라 <웃는 남자>, <베르사유의 장미> 등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뮤지컬 명작을 선보인 ‘유럽 뮤지컬 열풍의 주역’ EMK뮤지컬컴퍼니의 제작 노하우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뮤지컬이 영화화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엘리자벳>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답게 개봉 직후 줄곧 예매 1위를 달리면서 또 다른 사업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명작 뮤지컬의 영상화 작업이 뮤지컬 장르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 장기 침체된 영화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았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후 엘리자벳의 이야기를 다뤘다. 2012년 한국 초연 후 10년 동안 줄곧 수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해 왔는데, 이번에 개봉한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에는 2022년 마지막 시즌 무대가 담겼다. 작품이 향후 연출과 안무, 무대 등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엘리자벳>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기 때문에,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는 기존 작품을 사랑했던 관객들과 더불어 언제일지 모를 새로운 <엘리자벳> 개막 소식을 손꼽아 기다렸던 예비 관객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됐다.
뮤지컬 <모차르트!>, <레베카>를 탄생시킨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호흡으로 완성한 <엘리자벳>은 실존 인물인 황후 엘리자벳의 역사 속 발자취를 따라가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을 가미해 호평 받았다. 특히 ‘죽음(토드)’이라는 개념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 작품만의 독특한 매력을 더했다. 황후가 된 후 고독과 슬픔으로 점철된 삶을 이어가던 엘리자벳이 죽음을 갈망하며 그와 사랑에 빠져드는 전개는 대단한 흡인력을 지녔다.
공연 실황 영화 속 출연진도 눈길을 끈다. 먼저 ‘죽음마저 사랑한 아름다운 황후’ 엘리자벳은 초연부터 10년 동안 엘리자벳을 연기한 옥주현이 맡았다. 그리고 엘리자벳과 사랑에 빠지는 토드(Der Tod) 역에 이해준, 엘리자벳을 암살한 주범 루이지 루케니 역 이지훈, 오스트리아 제국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 역으로 베이스바리톤 성악가 출신 뮤지컬 배우 길병민이 등장한다.
영화는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답게 생생한 무대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마스크를 쓴 루케니가 ‘키치(Kitsch)’를 부르며 객석을 누비는 장면에는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당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 상영 시 공연장과 마찬가지로 인터미션을 두었는데, 7분으로 줄어든 인터미션이었지만 간단한 휴식을 취한 후 2막에 집중할 수 있게 한 점은 마치 뮤지컬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한국 프로덕션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중 회전무대와 3개의 리프트, 11미터 길이의 브릿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흥미 요소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역시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는 데 있다. 밀려드는 혼란에 복잡한 감정을 느끼던 엘리자벳의 눈빛이 마구 흔들리던 장면과 작품의 핵심과도 같은 베일신, 소피 대공비의 손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퇴장하던 요제프의 표정 연기, 자유의지로 가득했던 엘리자벳이 토드의 손짓에 이끌려 인형처럼 춤추는 장면 등은 영상을 통해 무대를 볼 때보다 더욱 섬세하게 접할 수 있었다. 또 주요 장면을 교차하거나 병합해 동시에 무대 위 캐릭터들을 볼 수 있도록 편집한 점 역시 몰입을 극대화한다.
영화관에서 만난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는 뮤지컬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잘 살리면서도 영화라는 틀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공들인 느낌이 가득했다. 또 접근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회 관람의 부담을 줄여, <엘리자벳>을 사랑했던 관객들을 포함해 그동안 공연장을 자주 찾기 어려웠던 지역 거주 관객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듯하다.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 상영이 긍정적인 선례를 남겨, 앞으로 이러한 뮤지컬 영상화 작업이 더욱 활발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최윤영 씨는 인천국제공항 아나운서와 경인방송 라디오 리포터 등 방송 활동과 더불어 문화예술공연 전문 진행자로 다양한 무대에 선 바 있다.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후 공연 칼럼니스트로서 칼럼을 기고해 왔고 현재 한국영상대학교 미디어보이스과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으며, 네이버 오디오클립 ‘최윤영의 Musical Pre:view’ 채널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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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영화관에서 영상으로 뮤지컬을 만난다.
지난 10월 16일 공연 콘텐츠 제작과 배급을 맡은 위즈온센이 멀티 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와 협업해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기념 공연 실황 영화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번 영상화는 한국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도입한 후 전용 상영관을 통해 더욱더 입체적인 소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객석에서 자세히 보기 어려운 표정 연기와 감정 표현 등을 대형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해져 기대감을 높였다. 또 뮤지컬 <모차르트!>부터 <몬테크리스토>, <레베카>뿐만 아니라 <웃는 남자>, <베르사유의 장미> 등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뮤지컬 명작을 선보인 ‘유럽 뮤지컬 열풍의 주역’ EMK뮤지컬컴퍼니의 제작 노하우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뮤지컬이 영화화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엘리자벳>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답게 개봉 직후 줄곧 예매 1위를 달리면서 또 다른 사업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명작 뮤지컬의 영상화 작업이 뮤지컬 장르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 장기 침체된 영화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았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후 엘리자벳의 이야기를 다뤘다. 2012년 한국 초연 후 10년 동안 줄곧 수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해 왔는데, 이번에 개봉한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에는 2022년 마지막 시즌 무대가 담겼다. 작품이 향후 연출과 안무, 무대 등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엘리자벳>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기 때문에,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는 기존 작품을 사랑했던 관객들과 더불어 언제일지 모를 새로운 <엘리자벳> 개막 소식을 손꼽아 기다렸던 예비 관객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됐다.
뮤지컬 <모차르트!>, <레베카>를 탄생시킨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호흡으로 완성한 <엘리자벳>은 실존 인물인 황후 엘리자벳의 역사 속 발자취를 따라가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을 가미해 호평 받았다. 특히 ‘죽음(토드)’이라는 개념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 작품만의 독특한 매력을 더했다. 황후가 된 후 고독과 슬픔으로 점철된 삶을 이어가던 엘리자벳이 죽음을 갈망하며 그와 사랑에 빠져드는 전개는 대단한 흡인력을 지녔다.
공연 실황 영화 속 출연진도 눈길을 끈다. 먼저 ‘죽음마저 사랑한 아름다운 황후’ 엘리자벳은 초연부터 10년 동안 엘리자벳을 연기한 옥주현이 맡았다. 그리고 엘리자벳과 사랑에 빠지는 토드(Der Tod) 역에 이해준, 엘리자벳을 암살한 주범 루이지 루케니 역 이지훈, 오스트리아 제국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 역으로 베이스바리톤 성악가 출신 뮤지컬 배우 길병민이 등장한다.
영화는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답게 생생한 무대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마스크를 쓴 루케니가 ‘키치(Kitsch)’를 부르며 객석을 누비는 장면에는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당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 상영 시 공연장과 마찬가지로 인터미션을 두었는데, 7분으로 줄어든 인터미션이었지만 간단한 휴식을 취한 후 2막에 집중할 수 있게 한 점은 마치 뮤지컬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한국 프로덕션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중 회전무대와 3개의 리프트, 11미터 길이의 브릿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흥미 요소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역시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는 데 있다. 밀려드는 혼란에 복잡한 감정을 느끼던 엘리자벳의 눈빛이 마구 흔들리던 장면과 작품의 핵심과도 같은 베일신, 소피 대공비의 손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퇴장하던 요제프의 표정 연기, 자유의지로 가득했던 엘리자벳이 토드의 손짓에 이끌려 인형처럼 춤추는 장면 등은 영상을 통해 무대를 볼 때보다 더욱 섬세하게 접할 수 있었다. 또 주요 장면을 교차하거나 병합해 동시에 무대 위 캐릭터들을 볼 수 있도록 편집한 점 역시 몰입을 극대화한다.
영화관에서 만난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는 뮤지컬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잘 살리면서도 영화라는 틀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공들인 느낌이 가득했다. 또 접근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회 관람의 부담을 줄여, <엘리자벳>을 사랑했던 관객들을 포함해 그동안 공연장을 자주 찾기 어려웠던 지역 거주 관객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듯하다.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 상영이 긍정적인 선례를 남겨, 앞으로 이러한 뮤지컬 영상화 작업이 더욱 활발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최윤영 씨는 인천국제공항 아나운서와 경인방송 라디오 리포터 등 방송 활동과 더불어 문화예술공연 전문 진행자로 다양한 무대에 선 바 있다.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후 공연 칼럼니스트로서 칼럼을 기고해 왔고 현재 한국영상대학교 미디어보이스과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으며, 네이버 오디오클립 ‘최윤영의 Musical Pre:view’ 채널을 운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