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조르주 비제 특유의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와 낭만적 화성이 발군의 시너지를 내며 다양한 작곡가들이 앞다퉈 음악을 차용하거나 편곡했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바이올린 레퍼토리에서 오페라 카르멘의 주선율을 주제로 가장 널리 연주되는 작품은 무엇일까. 현재 스페인 출신 작곡가 파블로 데 사라사테가 편곡한 '카르멘 환상곡'과 미국의 영화음악 작곡가 왁스만의 '카르멘 환상곡'으로 양분되어 있으며 각각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골고루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세기의 명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 속에는 바이올린이 구사할 수 있는 갖가지 테크닉이 녹아있고 성악을 기악적으로 멋지게 탈바꿈시킨 거장다운 면모가 드러난다.
난이도가 높은 더블 스톱( 두개의 줄을 동시에 연주하는 기법)을 비롯하여 하모닉스, 피치카토 등 현란한 현악 연주 기법들이 곳곳에 안배되어 있다는 사실. 예를 들어 가장 유명한 아리아로 손꼽히는 '하바네라'에서 주선율을 장식음들로 꾸며 다양한 음역대를 활용한 점에 있어서 거장의 솜씨가 느껴진다.
이 작품의 탁월함은 워낙 악기를 잘 이해하고 있는 작곡가의 작품인지라 심플한 카르멘의 선율에 다채로운 바이올린의 테크닉적인 요소를 덧입혀 원곡의 감성은 살리면서 바이올린의 비르투오소적인 면모를 확실이 챙겼다는 점이다.
왁스만은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음악 작곡가답게 직설적이면서도 극적인 효과를 노린 음악어법을 사용했다. 언뜻 생각해보면 할리우드의 영화음악 작곡가가 바이올린을 위한 클래식을 작곡했다는 사실이 의아할 수 있을 터. 독일계 유태인이었던 왁스만은 드레스덴에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던 정통파로 나치의 탄압을 피해 L.A에 정착하여 명성을 떨친 영화음악 작곡가 중 한 명이었다. 1946년 영화 '유머레스크'에 삽입되었던 '카르멘 환상곡'을 접한 명바이올리니스트 야사 하이페츠의 권유에 응한 왁스만은 이 음악을 콘서트용 음악으로 확장, 지금의 카르멘 환상곡이 탄생하게 되었다.
사라사테와 왁스만 두 작품 모두 오페라 카르멘에 등장하는 음악을 선곡함에 있어서도 탁월함이 돋보인다.
5개의 악장으로 구분되어 있는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은 4막 간주곡 '아라고네즈'로 포문을 연 뒤 잘 알려진 '하바네라', 이중창 '세비야 성벽 근처'등 인기 있는 선율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열정적인 도입부를 시작으로 고즈넉한 3악장을 지나 '세비야 성벽 근처'의 관능적인 선율에서 이어 화려한 엔딩으로 선택된 집시의 노래 (Les Tringles Des Sistres Tintaient)는 빠른 템포로 휘몰아치는 쾌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오페라 카르멘의 매력적인 주선율과 더불어 바이올린의 다채로운 기교를 맘껏 접할 수 있는 카르멘 환상곡은 클래식 입문자에게 있어 클래식을 더 가까이하고 싶게 만드는 완벽한 촉매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소개>
아드리엘 김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와 바이올린을 전공, 졸업(석사)했으며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부지휘자와 디토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한바 있다, 현재는 지휘자, 작곡가, 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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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조르주 비제 특유의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와 낭만적 화성이 발군의 시너지를 내며 다양한 작곡가들이 앞다퉈 음악을 차용하거나 편곡했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바이올린 레퍼토리에서 오페라 카르멘의 주선율을 주제로 가장 널리 연주되는 작품은 무엇일까. 현재 스페인 출신 작곡가 파블로 데 사라사테가 편곡한 '카르멘 환상곡'과 미국의 영화음악 작곡가 왁스만의 '카르멘 환상곡'으로 양분되어 있으며 각각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골고루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세기의 명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 속에는 바이올린이 구사할 수 있는 갖가지 테크닉이 녹아있고 성악을 기악적으로 멋지게 탈바꿈시킨 거장다운 면모가 드러난다.
난이도가 높은 더블 스톱( 두개의 줄을 동시에 연주하는 기법)을 비롯하여 하모닉스, 피치카토 등 현란한 현악 연주 기법들이 곳곳에 안배되어 있다는 사실. 예를 들어 가장 유명한 아리아로 손꼽히는 '하바네라'에서 주선율을 장식음들로 꾸며 다양한 음역대를 활용한 점에 있어서 거장의 솜씨가 느껴진다.
이 작품의 탁월함은 워낙 악기를 잘 이해하고 있는 작곡가의 작품인지라 심플한 카르멘의 선율에 다채로운 바이올린의 테크닉적인 요소를 덧입혀 원곡의 감성은 살리면서 바이올린의 비르투오소적인 면모를 확실이 챙겼다는 점이다.
왁스만은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음악 작곡가답게 직설적이면서도 극적인 효과를 노린 음악어법을 사용했다. 언뜻 생각해보면 할리우드의 영화음악 작곡가가 바이올린을 위한 클래식을 작곡했다는 사실이 의아할 수 있을 터. 독일계 유태인이었던 왁스만은 드레스덴에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던 정통파로 나치의 탄압을 피해 L.A에 정착하여 명성을 떨친 영화음악 작곡가 중 한 명이었다. 1946년 영화 '유머레스크'에 삽입되었던 '카르멘 환상곡'을 접한 명바이올리니스트 야사 하이페츠의 권유에 응한 왁스만은 이 음악을 콘서트용 음악으로 확장, 지금의 카르멘 환상곡이 탄생하게 되었다.
사라사테와 왁스만 두 작품 모두 오페라 카르멘에 등장하는 음악을 선곡함에 있어서도 탁월함이 돋보인다.
5개의 악장으로 구분되어 있는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은 4막 간주곡 '아라고네즈'로 포문을 연 뒤 잘 알려진 '하바네라', 이중창 '세비야 성벽 근처'등 인기 있는 선율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열정적인 도입부를 시작으로 고즈넉한 3악장을 지나 '세비야 성벽 근처'의 관능적인 선율에서 이어 화려한 엔딩으로 선택된 집시의 노래 (Les Tringles Des Sistres Tintaient)는 빠른 템포로 휘몰아치는 쾌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오페라 카르멘의 매력적인 주선율과 더불어 바이올린의 다채로운 기교를 맘껏 접할 수 있는 카르멘 환상곡은 클래식 입문자에게 있어 클래식을 더 가까이하고 싶게 만드는 완벽한 촉매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소개>
아드리엘 김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와 바이올린을 전공, 졸업(석사)했으며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부지휘자와 디토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한바 있다, 현재는 지휘자, 작곡가, 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