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동반자, 무대 공포증
2014년 3월, 독일 뮌헨에서는 지휘자 다니엘 하딩(D. Harding, 1975- )이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이하 BRSO)의 연주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연주 곡목은 말러(G. Mahler, 1860-1911)의 교향곡 제6번이었습니다. 2,400명의 청중이 자리했으며 라디오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었던 이 날의 음악회는 여느 음악회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사실 흥미진진한 실험이 연주 내내 진행중이었습니다. 네 명의 BRSO 단원들과 지휘자 하딩에게 심전도(ECG) 기계를 부착하여,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의 심박수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지요. 음악회에서 연주자와 지휘자가 받는 신체적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었습니다.
결과를 보면, 이들의 최소 심박수는 분당 80이었으며, 최고치를 기록한 사람은 하딩으로 분당 165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보통 성인의 평균 심박수가 분당 60-100이라고 하지만, 건강한 성인의 경우 분당 55-85인 것을 고려한다면, 최소 심박수 80은 상당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고, 하딩이 기록한 최대치는 분명 정상적인 상황에 비해 매우 높은 것임을 알 수 있지요. 이 실험을 바탕으로 음악가들이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프로 운동선수들 혹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의 드라이버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날의 실황은 후에 음반으로 나왔는데, 음반 표지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말러의 교향곡 6번 중 마지막 악장인 4악장에서는 유명한 ‘해머 타격’이 있습니다. 이는 나무로 만든 커다란 망치로 나무판을 때려서 매우 크고 둔탁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부분인데,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4악장에서 2번 혹은 3번 등장합니다. 바로 이 해머 타격의 순간에 나타난 지휘자와 타악기 주자의 심박수 그래프를 음반 표지에 실어놓은 것인데, 지휘자 하딩의 심장은 비교적 고르게 뛰는 반면,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타악기 주자의 심장은 말 그대로 요동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순간이 타악기 주자에게 얼마나 긴장된 순간인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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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언급한 실험에서 나타났듯이, 무대 위 음악가들의 최소 심박수가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수치보다 다소 높다는 것은 무대에 오른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긴장을 수반하는 행위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긴장은 해머 타격의 경우처럼 크게 상승하기도 하는데, 음악가들은 이를 이겨내며 청중들에게 자신이 준비해 온 음악을 펼쳐 보이지요. 사실 어느 정도의 긴장은 좋은 연주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적당한 긴장이 집중력을 높여주어 음악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 긴장의 강도가 지나치게 심해져서 그것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이 자리잡으면, 그것을 무대 공포증이라고 부릅니다. 심박수가 증가하며 호흡이 가빠지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덜덜 떨리는 것, 입이 바짝 마르는 것 등은 무대 공포증에 시달릴 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들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무대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하는 유명한 연주자들에게는 무대 공포증은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가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음악가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무대 공포증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였습니다.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 Horowitz, 1903-1989)는 그 중 한 명이지요. 14세 때 가졌던 첫 연주회에서 매우 긴장했다는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P. Casals, 1876-1973)는 생애 말년에 그 첫 무대를 회상하며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것은 80년 전의 일이지만 나는 연주 전의 그 무서운 긴장감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다. 무대에 서기 전에 심장에 통증을 느낀다. … 공개 연주의 생각은 아직도 하나의 악몽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 언급된 독주자들은 무대 공포증으로 고통을 겪을 수 있다해도,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무대에서는 무대 공포증이 없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오케스트라 단원들 또한 무대 공포증으로 인한 고통을 이야기합니다. 독일 파더보른 대학(Universität Paderborn)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오케스트라 음악가들 중 13퍼센트가 극심한 무대 공포증에, 30퍼센트가 이보다는 약한 중간 강도의 무대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무대 공포증이 극심할 때 발생한 일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Mahler Chamber Orchestra)의 한 바이올린 단원은, 오래 전 모차르트(W. A. Mozart, 1756-1791)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연주하던 도중 느린 2악장에서 긴장으로 인해 도저히 연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무대 뒤로 걸어 나갔다가 2악장이 끝난 후 다시 무대로 들어왔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협연자도 아닌, 제2바이올린 단원이었던 그가 연주 도중 무대에서 걸어나갈 때의 그 절망이 얼마나 컸을까요?
오케스트라 구성원 중 악장을 비롯하여 각 악기의 수석 주자들이 무대 공포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각 악기 그룹을 이끄는 동시에 작품에 나오는 중요한 솔로 부분들을 연주해야 하니 그들이 받는 압박이 상당함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BRSO의 악장 안톤 바라코프스키(A. Barakhovsky, 1973- )는 한 팟캐스트에서 이 글의 서두에 언급된 실험을 언급했는데, 자신은 그 연주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만일 자신에게 심전도 기계를 달았다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그 기계가 망가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살짝 웃으며 농담조로 말한 것이긴 했지만, 악장으로서의 부담이 얼마나 큰 것인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지요.
무대 공포증은 오래 전부터 음악가들을 괴롭혀오던 것이었고, 당연히 이에 대한 논의도 계속해서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논의와 연구가 누적되었다고 해서 무대 공포증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요즘에는 더 심해졌을 수도 있습니다. 2015년 450여명의 미국 오케스트라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무대 공포증을 해결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72퍼센트에 달했는데, 이는 1987년 조사에서의 27퍼센트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였지요. 아마도 과거에 비해 음악회 중계가 늘어나고 인터넷에서 수많은 음악 영상들을 너무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 이렇게 늘어난 수치의 큰 원인일 것입니다. 음악가들이 보다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Berliner Philharmoniker)에서 45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제1바이올린 단원을 역임한 페터 브렘(P. Brem, 1951- )은 이러한 환경에서 음악가들이 더 큰 압박을 받는다고 토로했습니다.
“무대 공포증은 극복할 수 없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R. Buchbinder, 1946- )는 한 영상에서 담담한 어조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무대 공포증은 무대에 오르는 이와 영원히 공존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했던 것이겠지요.
많은 음악가들이 무대 공포증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오릅니다. 무대 공포증이 안겨주는 두려움에 맞서며 그들의 예술 세계를 펼쳐내기 위해 오늘도 온 힘을 다하는 그들을 응원합니다.
<필자소개>
박병준씨는 음악학자이자 음악칼럼니스트로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립음악대학교에서 비올라를 전공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음악학)를 취득했다. 현재는 광명 심포니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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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반자, 무대 공포증
2014년 3월, 독일 뮌헨에서는 지휘자 다니엘 하딩(D. Harding, 1975- )이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이하 BRSO)의 연주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연주 곡목은 말러(G. Mahler, 1860-1911)의 교향곡 제6번이었습니다. 2,400명의 청중이 자리했으며 라디오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었던 이 날의 음악회는 여느 음악회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사실 흥미진진한 실험이 연주 내내 진행중이었습니다. 네 명의 BRSO 단원들과 지휘자 하딩에게 심전도(ECG) 기계를 부착하여,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의 심박수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지요. 음악회에서 연주자와 지휘자가 받는 신체적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었습니다.
결과를 보면, 이들의 최소 심박수는 분당 80이었으며, 최고치를 기록한 사람은 하딩으로 분당 165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보통 성인의 평균 심박수가 분당 60-100이라고 하지만, 건강한 성인의 경우 분당 55-85인 것을 고려한다면, 최소 심박수 80은 상당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고, 하딩이 기록한 최대치는 분명 정상적인 상황에 비해 매우 높은 것임을 알 수 있지요. 이 실험을 바탕으로 음악가들이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프로 운동선수들 혹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의 드라이버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날의 실황은 후에 음반으로 나왔는데, 음반 표지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말러의 교향곡 6번 중 마지막 악장인 4악장에서는 유명한 ‘해머 타격’이 있습니다. 이는 나무로 만든 커다란 망치로 나무판을 때려서 매우 크고 둔탁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부분인데,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4악장에서 2번 혹은 3번 등장합니다. 바로 이 해머 타격의 순간에 나타난 지휘자와 타악기 주자의 심박수 그래프를 음반 표지에 실어놓은 것인데, 지휘자 하딩의 심장은 비교적 고르게 뛰는 반면,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타악기 주자의 심장은 말 그대로 요동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순간이 타악기 주자에게 얼마나 긴장된 순간인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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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언급한 실험에서 나타났듯이, 무대 위 음악가들의 최소 심박수가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수치보다 다소 높다는 것은 무대에 오른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긴장을 수반하는 행위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긴장은 해머 타격의 경우처럼 크게 상승하기도 하는데, 음악가들은 이를 이겨내며 청중들에게 자신이 준비해 온 음악을 펼쳐 보이지요. 사실 어느 정도의 긴장은 좋은 연주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적당한 긴장이 집중력을 높여주어 음악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 긴장의 강도가 지나치게 심해져서 그것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이 자리잡으면, 그것을 무대 공포증이라고 부릅니다. 심박수가 증가하며 호흡이 가빠지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덜덜 떨리는 것, 입이 바짝 마르는 것 등은 무대 공포증에 시달릴 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들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무대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하는 유명한 연주자들에게는 무대 공포증은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가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음악가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무대 공포증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였습니다.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 Horowitz, 1903-1989)는 그 중 한 명이지요. 14세 때 가졌던 첫 연주회에서 매우 긴장했다는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P. Casals, 1876-1973)는 생애 말년에 그 첫 무대를 회상하며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것은 80년 전의 일이지만 나는 연주 전의 그 무서운 긴장감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다. 무대에 서기 전에 심장에 통증을 느낀다. … 공개 연주의 생각은 아직도 하나의 악몽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 언급된 독주자들은 무대 공포증으로 고통을 겪을 수 있다해도,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무대에서는 무대 공포증이 없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오케스트라 단원들 또한 무대 공포증으로 인한 고통을 이야기합니다. 독일 파더보른 대학(Universität Paderborn)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오케스트라 음악가들 중 13퍼센트가 극심한 무대 공포증에, 30퍼센트가 이보다는 약한 중간 강도의 무대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무대 공포증이 극심할 때 발생한 일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Mahler Chamber Orchestra)의 한 바이올린 단원은, 오래 전 모차르트(W. A. Mozart, 1756-1791)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연주하던 도중 느린 2악장에서 긴장으로 인해 도저히 연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무대 뒤로 걸어 나갔다가 2악장이 끝난 후 다시 무대로 들어왔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협연자도 아닌, 제2바이올린 단원이었던 그가 연주 도중 무대에서 걸어나갈 때의 그 절망이 얼마나 컸을까요?
오케스트라 구성원 중 악장을 비롯하여 각 악기의 수석 주자들이 무대 공포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각 악기 그룹을 이끄는 동시에 작품에 나오는 중요한 솔로 부분들을 연주해야 하니 그들이 받는 압박이 상당함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BRSO의 악장 안톤 바라코프스키(A. Barakhovsky, 1973- )는 한 팟캐스트에서 이 글의 서두에 언급된 실험을 언급했는데, 자신은 그 연주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만일 자신에게 심전도 기계를 달았다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그 기계가 망가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살짝 웃으며 농담조로 말한 것이긴 했지만, 악장으로서의 부담이 얼마나 큰 것인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지요.
무대 공포증은 오래 전부터 음악가들을 괴롭혀오던 것이었고, 당연히 이에 대한 논의도 계속해서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논의와 연구가 누적되었다고 해서 무대 공포증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요즘에는 더 심해졌을 수도 있습니다. 2015년 450여명의 미국 오케스트라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무대 공포증을 해결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72퍼센트에 달했는데, 이는 1987년 조사에서의 27퍼센트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였지요. 아마도 과거에 비해 음악회 중계가 늘어나고 인터넷에서 수많은 음악 영상들을 너무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 이렇게 늘어난 수치의 큰 원인일 것입니다. 음악가들이 보다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Berliner Philharmoniker)에서 45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제1바이올린 단원을 역임한 페터 브렘(P. Brem, 1951- )은 이러한 환경에서 음악가들이 더 큰 압박을 받는다고 토로했습니다.
“무대 공포증은 극복할 수 없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R. Buchbinder, 1946- )는 한 영상에서 담담한 어조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무대 공포증은 무대에 오르는 이와 영원히 공존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했던 것이겠지요.
많은 음악가들이 무대 공포증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오릅니다. 무대 공포증이 안겨주는 두려움에 맞서며 그들의 예술 세계를 펼쳐내기 위해 오늘도 온 힘을 다하는 그들을 응원합니다.
<필자소개>
박병준씨는 음악학자이자 음악칼럼니스트로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립음악대학교에서 비올라를 전공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음악학)를 취득했다. 현재는 광명 심포니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