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3월 약업신문사는 창간 70주년 (2024년) 기념사업으로 『한국약업사』 보정판을 출판하였다. 원 『한국약업사』는 고(故) 홍현오 선생이 구한말에서 1970년에 이르는 시기를 약업(藥業)의 창업시대, 유년시대, 혼란시대, 재건시대로 구분하여 각 시대의 사건들과 약업인들의 활약을 상세히 서술한 불후(不朽)의 명저이다. 이 책에는 재한(在韓) 일본인의 약업 (제3장), 장업소사(粧業小史, 제6장) 및 주요 의약관계 연표도 함께 실려 있다. 이번 보정판에서는 기존 본문에 인물 색인을 추가하여 독자의 편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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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약학사(2011년, 한국약학대학교육협의회) 』와 『서울대학교약학대학100년사(개정판, 2017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등의 편찬 과정에서 『한국약업사』를 자주 참고하였다. 이 책을 펼치면 약계(藥界)의 수많은 선각자들이 삼국지의 영웅호걸들처럼 어려웠던 시기를 헤치며 시기에 약업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 박진감 넘치게 묘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약업사』에는 삼국지 (등장인물 약 1100명) 보다 더 많은 인물들 - 한국인 1107명, 일본인 72명, 기타 외국인 18명 등 약 1200명 - 이 등장한다. 이처럼 수많은 선배 약업인들의 피땀어린 활약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나라가 신약개발강국을 논할 정도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선배님들의 과감한 도전과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이토록 방대한 약업계의 역사를 빠짐없이 조사하여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는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藥學史分科學會, 2014년 창립) 회원들은 『한국약업사』를 우리나라 근·현대 약학사 및 약업사 연구의 최고의 경전(經典, bible)으로 꼽고 있다.
다만 원저는 오늘날의 독자들이 읽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 발간 당시의 흐름에 따라 본문이 세로쓰기 및 2단으로 편집되어 있고, 한자 사용이 많으며, 당시의 표현 습관이 현재와 다소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나는 약학사 분과학회의 김진웅 회장과 이영남 운영위원(충북대 명예교수), 그리고 서울대 약학역사관(藥學歷史館)의 주승재 관장 등과 협의하여 이 책의 보정판을 약업신문사의 창간 70주년 기념사업으로 발간하자고 제안하였다. 그 결과, 이 보정판이 탄생하게 되었다.
보정판에서는 본문을 가로쓰기 형식으로 바꾸고, 일부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은 오늘날의 용어로 바꾸었다. 물론 원저의 향기를 잃지 않도록 지나친 수정은 삼갔다. 우리들은 각자 이 책을 여러 차례 읽으며 문장을 다듬고, 일부 오류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바로잡았다. 또한 주요 등장 인물 및 사건 관련 사진, 연표, 인물 색인도 추가하였다. 사진 자료 등은 약업신문 이종운 주간의 협조를 받았고, 실무 작업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박주영 학예연구원의 도움을 받았다.
이 작업을 하면서 아쉬움도 남았다. 유세환, 이석모 등 약학사적으로 중요한 여러 선배님들의 사진을 구하지 못해 책에 싣지 못한 점, 그리고 이 책 이후의 약업사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 특히 안타까웠다. 이를 통해 그때 그때 기록을 남기는 습관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다.
이번에 『한국약업사』 보정판을 통해 장차 세계 약업을 선도할 포부를 가진 우리 한국 약업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깊은 영감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등의 연구·개발·제조에 매진하고 있는 젊은 약업인들이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약업인들의 도전 정신과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로 미래를 열어가기를 바란다. 과거를 반추하고 배우는 일이야말로 역사를 과거학이 아니라 미래학으로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국약업사』 보정판 발간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해준 우리나라 약계 전문지의 종가(宗家) 약업신문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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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심창구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과 서울대 약학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심교수의 약창춘추 칼럼은 2007년 처음 게재된 이후 현재까지 약 400여 회 이상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3권(약창춘추, 약창춘추2, 약창춘추3) 책으로 묶여 순차적으로 발간된 바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약창춘추3은 현재 교보문고를 비롯한 시중 인터넷 서점과 약업닷컴 북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금년 3월 약업신문사는 창간 70주년 (2024년) 기념사업으로 『한국약업사』 보정판을 출판하였다. 원 『한국약업사』는 고(故) 홍현오 선생이 구한말에서 1970년에 이르는 시기를 약업(藥業)의 창업시대, 유년시대, 혼란시대, 재건시대로 구분하여 각 시대의 사건들과 약업인들의 활약을 상세히 서술한 불후(不朽)의 명저이다. 이 책에는 재한(在韓) 일본인의 약업 (제3장), 장업소사(粧業小史, 제6장) 및 주요 의약관계 연표도 함께 실려 있다. 이번 보정판에서는 기존 본문에 인물 색인을 추가하여 독자의 편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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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약학사(2011년, 한국약학대학교육협의회) 』와 『서울대학교약학대학100년사(개정판, 2017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등의 편찬 과정에서 『한국약업사』를 자주 참고하였다. 이 책을 펼치면 약계(藥界)의 수많은 선각자들이 삼국지의 영웅호걸들처럼 어려웠던 시기를 헤치며 시기에 약업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 박진감 넘치게 묘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약업사』에는 삼국지 (등장인물 약 1100명) 보다 더 많은 인물들 - 한국인 1107명, 일본인 72명, 기타 외국인 18명 등 약 1200명 - 이 등장한다. 이처럼 수많은 선배 약업인들의 피땀어린 활약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나라가 신약개발강국을 논할 정도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선배님들의 과감한 도전과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이토록 방대한 약업계의 역사를 빠짐없이 조사하여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는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藥學史分科學會, 2014년 창립) 회원들은 『한국약업사』를 우리나라 근·현대 약학사 및 약업사 연구의 최고의 경전(經典, bible)으로 꼽고 있다.
다만 원저는 오늘날의 독자들이 읽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 발간 당시의 흐름에 따라 본문이 세로쓰기 및 2단으로 편집되어 있고, 한자 사용이 많으며, 당시의 표현 습관이 현재와 다소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나는 약학사 분과학회의 김진웅 회장과 이영남 운영위원(충북대 명예교수), 그리고 서울대 약학역사관(藥學歷史館)의 주승재 관장 등과 협의하여 이 책의 보정판을 약업신문사의 창간 70주년 기념사업으로 발간하자고 제안하였다. 그 결과, 이 보정판이 탄생하게 되었다.
보정판에서는 본문을 가로쓰기 형식으로 바꾸고, 일부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은 오늘날의 용어로 바꾸었다. 물론 원저의 향기를 잃지 않도록 지나친 수정은 삼갔다. 우리들은 각자 이 책을 여러 차례 읽으며 문장을 다듬고, 일부 오류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바로잡았다. 또한 주요 등장 인물 및 사건 관련 사진, 연표, 인물 색인도 추가하였다. 사진 자료 등은 약업신문 이종운 주간의 협조를 받았고, 실무 작업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박주영 학예연구원의 도움을 받았다.
이 작업을 하면서 아쉬움도 남았다. 유세환, 이석모 등 약학사적으로 중요한 여러 선배님들의 사진을 구하지 못해 책에 싣지 못한 점, 그리고 이 책 이후의 약업사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 특히 안타까웠다. 이를 통해 그때 그때 기록을 남기는 습관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다.
이번에 『한국약업사』 보정판을 통해 장차 세계 약업을 선도할 포부를 가진 우리 한국 약업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깊은 영감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등의 연구·개발·제조에 매진하고 있는 젊은 약업인들이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약업인들의 도전 정신과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로 미래를 열어가기를 바란다. 과거를 반추하고 배우는 일이야말로 역사를 과거학이 아니라 미래학으로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국약업사』 보정판 발간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해준 우리나라 약계 전문지의 종가(宗家) 약업신문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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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심창구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과 서울대 약학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심교수의 약창춘추 칼럼은 2007년 처음 게재된 이후 현재까지 약 400여 회 이상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3권(약창춘추, 약창춘추2, 약창춘추3) 책으로 묶여 순차적으로 발간된 바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약창춘추3은 현재 교보문고를 비롯한 시중 인터넷 서점과 약업닷컴 북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