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 Blue (코드 블루)
“Code Blue at M 533!!” 오후 3시 조금 넘어서 원내 스피커에 심장 발작(cardiac arrest) 환자가 M 병동 533 호실에 생겼음을 알린다. 라운딩을 돌고 있던 임상 약사는 병동에 비치된 pharmacy code box*를 가지고 환자의 병실로 달려갔다.
'코드블루'는, 병원내에서 환자나 내방객 또는 병원 직원에게 심장 발작 상황 발생 시 심폐소생을 위한 의료팀 긴급호출이다.
코드블루 환자 병실에는 의사, 환자 담당 간호사, Respiratory Therapist, 그리고 병동 간호사들이 평소 code blue 에 대비한 훈련에 따라 각자 자기 역활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심장 마사지와 인공 호흡을 하는 간호사 , 코드 상황과 투약 종류/용량을 실시간 기록하는 간호사, Defibrillator(심실제세동기) 와 환자에게 투여할 주사제를 준비하는 간호사, 그리고 필요시 endotracheal intubation (기관내 삽입)을 하는 Respiratory Therapist 들이 일사분란하게 담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필자 병원의 경우, 중환자병동 (Intensive Care Unit)이나 준 중환자병동(Progressive Care Unit)같은 경우 각 병실 환자의 심장상태를 중앙 데스크에서 원격 모니터링 할 수 있어 혹 이상이 감지되면 Rapid Response Team을 호출하여 환자 상태를 살피고 코드블루와 같은 만일의 사태에 미리 대비할 수 있지만, 오늘은 일반 병실에 입원한 65세 낙상 환자라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미국 병원에서는 코드블루팀 구성원에 임상 약사가 포함되어 있다. 코드 상황에 따라 에피네피린(epinephrine), 아트로핀(atropine), 아미오다론(amiodarone), 도파민(dopamine) 같은 약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필요시 약사가 직접 심폐소생술(CPR)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코드불루팀 임상 약사는 미 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 인증하는 BLS는 물론 ACLS 자격증을 매 2년 필기/실기 시험을 거쳐 통과하여야 한다.
BLS(Basic Life Support)란, 심장 발작이나 뇌졸증(stroke), 질식/기도 막힘(choking) 환자 발생 시 대처하여할 기본처지법이다.
2008 년 미국 개국 약사들의 면역 접종이 시작되면서 의무적으로 개국 약사들은 이수하여야 하지만 관심있는 일반인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이수 프로그램이다.
반면 ACLS(Advanced Cardiovascular Life Support)는 Healthcare Provider (의사, 약사, 간호사)들이 환자의 ECG(심전도)를 보면서 코드 상황에 맞는 알고리듬에 따라 실시하는 고난이도 심폐소생술이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TV 의학 드라마를 통해 상황을 쉽게 떠올리리라 생각된다. 코드블루팀 약사는 환자의 ECG 를 해석하고 심전도 상황에 필요한 치료 알고리듬을 이해하여야 하고 미리 어떠한 약이 필요할 것인지 판단하여 가능한 빨리 의료팀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 알고리듬 종류는 (1) Cardiac Arrest (2) Bradycardia with a pulse (3) Tachycardia with a pulse 그리고 (4) 환자의 심박이 정상으로 돌아온 직후 (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 ROSC) 로 크게 구분되는데 팀 구성원은 다음의 기본적인 ECG 패턴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 Ventricular fibrillation/Ventricular tachycardia/SVT(supraventricular tachycardia)
• Atrial fibrillation/Atrial flutter/AV block
• Asystole/ PEA(pulseless electrical activity)
• Normal sinus rhythm
만약 대수술 후 회복기 환자였다면 Hypovolemia, Hypoxia, Hypothermia 로 인해 심장 발작이 올 수도 있고 혹 Pulmonary/Coronary thrombosis 환자였다면 발작 이유(reversible causes)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도 있지만 오늘과 같은 예상치 못한 환자인 경우는, 의사는 임상약사에게 환자 medication profile를 보고 약의 부작용이나 상호작용으로 인한 발작 가능성 (Torsade de pointes by QT prolongation, Hyper/Hypokalemia, Acidosis) 또는 현재 복용하는 심장약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에 의한Bradycardia 인지 등을 약사에게 질문할 수 있다.
이유가 어쨌든, 생사를 가르는, 촌각을 다투며 피가 뛰는 상항이다 보니 코드블루팀 약사에겐 그야말로 손이 떨리는 현장이다. 필자도 초기에는 당황하다보니 주사제를 바닥에 떨어드리고 IV주사제를 현장에서 만들때 손이 심하게 떨림을 수차례 경험하였다.
만약 코드블루가 낮에 발생했다면 (다행히도) 현장에 의료진이 많아 약사는 주로 비상 대기조로 상황을 지켜보는 일이 많지만, 대부분의 의료진이 귀가한 늦은 밤/새벽에 코드블루가 발생한다면 임상약사는 직접 현장에 투입되어 심폐소생술, 인공 호흡, 투약 준비, 상황 기록 등 다양한 역활을 하여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항상 필자가 힘들어 하는 것은, 죽어가는 자신의 부모 형제를 지켜보는 가족을 대하는 일이다.
심폐소생를 하는 의료진에게 무엇이 잘못됐다면서 거칠게 항의를 하는 경우, 병실 밖에서 애처롭게 흐느끼는 가족들…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힘든 일촉일발의 상황속에서 많은 인간상을 목격하게 된다.
몇해 전, 50여분간 계속된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숨을 거두는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낮은 소리로 기도를 올리는 홀로 병상을 지킨 어느 노부인의 모습은 약국으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필자로 하여금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한 기억도 있다.
코드블루팀의 일원으로 필자가 배운 것도 많고 느낀것도 적지 않지만, 코드블루와 같은 생과사를 넘어드는 상황속에서도 냉철히 의료진을 지휘 소통하고, 혹 환자가 사망한다면 오열하는 가족과 의료진을 원망하는 가족들의 카운셀러가 되며 곧 바로 자기를 필요로 하는 응급 환자에게 다시 달려가야 하는 의사에 대한 존경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 pharmacy code box: 각 병동마다 코드 블루에 대비한 약품들이 따로 비치되어 있지만, 이외에 필요한 약품, 약품정보서/코드 알고리듬 매뉴얼 등을 담은 임상 약사를 위한 핸드캐리 (Hand Carry) 가방이다. 또한 임상약사는 약국과 실시간 연락할 수 있는 핸드폰이나 커뮤니케이션 기구 (ex. Vocera®)를 소지하여 필요한 경우 약국에 바로 도움을 청할 수 있다.
<필자 약력> 임 성락 약사
-성균관 약대 졸업
-버틀러 약대 졸업
-퍼듀 약대 대학원 졸업
-월그린 약국 근무
-미 일라이 릴리 제약 근무
-현, 인디애나 의대 부속 병원 약사
Code Blue (코드 블루)
“Code Blue at M 533!!” 오후 3시 조금 넘어서 원내 스피커에 심장 발작(cardiac arrest) 환자가 M 병동 533 호실에 생겼음을 알린다. 라운딩을 돌고 있던 임상 약사는 병동에 비치된 pharmacy code box*를 가지고 환자의 병실로 달려갔다.
'코드블루'는, 병원내에서 환자나 내방객 또는 병원 직원에게 심장 발작 상황 발생 시 심폐소생을 위한 의료팀 긴급호출이다.
코드블루 환자 병실에는 의사, 환자 담당 간호사, Respiratory Therapist, 그리고 병동 간호사들이 평소 code blue 에 대비한 훈련에 따라 각자 자기 역활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심장 마사지와 인공 호흡을 하는 간호사 , 코드 상황과 투약 종류/용량을 실시간 기록하는 간호사, Defibrillator(심실제세동기) 와 환자에게 투여할 주사제를 준비하는 간호사, 그리고 필요시 endotracheal intubation (기관내 삽입)을 하는 Respiratory Therapist 들이 일사분란하게 담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필자 병원의 경우, 중환자병동 (Intensive Care Unit)이나 준 중환자병동(Progressive Care Unit)같은 경우 각 병실 환자의 심장상태를 중앙 데스크에서 원격 모니터링 할 수 있어 혹 이상이 감지되면 Rapid Response Team을 호출하여 환자 상태를 살피고 코드블루와 같은 만일의 사태에 미리 대비할 수 있지만, 오늘은 일반 병실에 입원한 65세 낙상 환자라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미국 병원에서는 코드블루팀 구성원에 임상 약사가 포함되어 있다. 코드 상황에 따라 에피네피린(epinephrine), 아트로핀(atropine), 아미오다론(amiodarone), 도파민(dopamine) 같은 약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필요시 약사가 직접 심폐소생술(CPR)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코드불루팀 임상 약사는 미 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 인증하는 BLS는 물론 ACLS 자격증을 매 2년 필기/실기 시험을 거쳐 통과하여야 한다.
BLS(Basic Life Support)란, 심장 발작이나 뇌졸증(stroke), 질식/기도 막힘(choking) 환자 발생 시 대처하여할 기본처지법이다.
2008 년 미국 개국 약사들의 면역 접종이 시작되면서 의무적으로 개국 약사들은 이수하여야 하지만 관심있는 일반인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이수 프로그램이다.
반면 ACLS(Advanced Cardiovascular Life Support)는 Healthcare Provider (의사, 약사, 간호사)들이 환자의 ECG(심전도)를 보면서 코드 상황에 맞는 알고리듬에 따라 실시하는 고난이도 심폐소생술이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TV 의학 드라마를 통해 상황을 쉽게 떠올리리라 생각된다. 코드블루팀 약사는 환자의 ECG 를 해석하고 심전도 상황에 필요한 치료 알고리듬을 이해하여야 하고 미리 어떠한 약이 필요할 것인지 판단하여 가능한 빨리 의료팀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 알고리듬 종류는 (1) Cardiac Arrest (2) Bradycardia with a pulse (3) Tachycardia with a pulse 그리고 (4) 환자의 심박이 정상으로 돌아온 직후 (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 ROSC) 로 크게 구분되는데 팀 구성원은 다음의 기본적인 ECG 패턴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 Ventricular fibrillation/Ventricular tachycardia/SVT(supraventricular tachycardia)
• Atrial fibrillation/Atrial flutter/AV block
• Asystole/ PEA(pulseless electrical activity)
• Normal sinus rhythm
만약 대수술 후 회복기 환자였다면 Hypovolemia, Hypoxia, Hypothermia 로 인해 심장 발작이 올 수도 있고 혹 Pulmonary/Coronary thrombosis 환자였다면 발작 이유(reversible causes)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도 있지만 오늘과 같은 예상치 못한 환자인 경우는, 의사는 임상약사에게 환자 medication profile를 보고 약의 부작용이나 상호작용으로 인한 발작 가능성 (Torsade de pointes by QT prolongation, Hyper/Hypokalemia, Acidosis) 또는 현재 복용하는 심장약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에 의한Bradycardia 인지 등을 약사에게 질문할 수 있다.
이유가 어쨌든, 생사를 가르는, 촌각을 다투며 피가 뛰는 상항이다 보니 코드블루팀 약사에겐 그야말로 손이 떨리는 현장이다. 필자도 초기에는 당황하다보니 주사제를 바닥에 떨어드리고 IV주사제를 현장에서 만들때 손이 심하게 떨림을 수차례 경험하였다.
만약 코드블루가 낮에 발생했다면 (다행히도) 현장에 의료진이 많아 약사는 주로 비상 대기조로 상황을 지켜보는 일이 많지만, 대부분의 의료진이 귀가한 늦은 밤/새벽에 코드블루가 발생한다면 임상약사는 직접 현장에 투입되어 심폐소생술, 인공 호흡, 투약 준비, 상황 기록 등 다양한 역활을 하여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항상 필자가 힘들어 하는 것은, 죽어가는 자신의 부모 형제를 지켜보는 가족을 대하는 일이다.
심폐소생를 하는 의료진에게 무엇이 잘못됐다면서 거칠게 항의를 하는 경우, 병실 밖에서 애처롭게 흐느끼는 가족들…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힘든 일촉일발의 상황속에서 많은 인간상을 목격하게 된다.
몇해 전, 50여분간 계속된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숨을 거두는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낮은 소리로 기도를 올리는 홀로 병상을 지킨 어느 노부인의 모습은 약국으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필자로 하여금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한 기억도 있다.
코드블루팀의 일원으로 필자가 배운 것도 많고 느낀것도 적지 않지만, 코드블루와 같은 생과사를 넘어드는 상황속에서도 냉철히 의료진을 지휘 소통하고, 혹 환자가 사망한다면 오열하는 가족과 의료진을 원망하는 가족들의 카운셀러가 되며 곧 바로 자기를 필요로 하는 응급 환자에게 다시 달려가야 하는 의사에 대한 존경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 pharmacy code box: 각 병동마다 코드 블루에 대비한 약품들이 따로 비치되어 있지만, 이외에 필요한 약품, 약품정보서/코드 알고리듬 매뉴얼 등을 담은 임상 약사를 위한 핸드캐리 (Hand Carry) 가방이다. 또한 임상약사는 약국과 실시간 연락할 수 있는 핸드폰이나 커뮤니케이션 기구 (ex. Vocera®)를 소지하여 필요한 경우 약국에 바로 도움을 청할 수 있다.
<필자 약력> 임 성락 약사
-성균관 약대 졸업
-버틀러 약대 졸업
-퍼듀 약대 대학원 졸업
-월그린 약국 근무
-미 일라이 릴리 제약 근무
-현, 인디애나 의대 부속 병원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