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48> 오래쓰면 안 되는 약 이야기
정재훈 약사
입력 2019-12-04 09:40 수정 최종수정 2019-12-0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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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오래 쓰면 안 되는 약을 모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약이 코막힐 때 쓰는 비충혈 완화 분무제이다. 요즘 같이 춥고 건조한 날씨에 찾는 사람이 많은 약이다. 그런데 비충혈 완화 분무제에는 “7일 이상 계속 사용하지 말 것”이라는 주의사항이 적혀있다.

보통 약국에서는 이보다 짧게 3일-5일 이상 계속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약을 계속 해서 쓰게 되면 약으로 인해 코막힘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을 쓰면 막힌 코가 뚫리고 안 쓰면 더 심하게 막히는 악순환이 생기지 않으려면 코막힘 완화 스프레이는 필요한 경우에만 짧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게 좋다.

두통, 근육통, 생리통, 치통에 사용되는 진통제도 오래 쓰면 안 되는 약이다. 진통제 사용설명서에는 복용시 주의 사항으로 다음과 같은 경고가 적혀있다.

“의사 또는 약사의 지시 없이 통증에 10일 이상(성인) 또는 5일 이상(소아) 복용하지 않고 발열에 3일 이상 복용하지 않는다. 통증이나 발열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또는 새로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한다.”

의사, 약사의 지시 없이 오래 쓰지 말라는 경고문이 다소 고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런 경고를 발할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진통제를 열흘 이상 써야할 정도로 통증이 있다면 우선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두통약을 한 달에 15일 이상으로 너무 자주 복용하면 약으로 인한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진통제를 안 쓰면 머리가 아프고, 쓰면 좀 나아졌다가 다시 더 심한 두통이 찾아오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다.

진통제를 오랫동안 복용하면 생기는 다른 부작용 문제도 있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위장 출혈이나 궤양 위험을 증가시키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단기간 사용시에도 이런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나 장기 사용시에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러한 위험은 처방약이나 비처방약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약국에서 조제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의사, 약사와 상의하면서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게 되므로 약을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소염진통제의 장기 복용으로 인한 위장관련 부작용을 막기 위한 다른 약을 함께 쓰기도 한다. 

오래 쓰면 안 되는 약을 구분하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약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설명서에 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위장약에는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이 쓰여 있다.

1)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

2) 이 약은 14일 이상 복용하지 않는다.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삼킬 때 통증이 있는 경우, 속쓰림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나 어지러움, 식은땀, 현기증과 함께 속쓰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숨이 가빠지면서 가슴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약의 복용을 즉각 중지하고 의사, 약사와 상의할 것을 경고한다.

단순히 체한 게 아니라 심각한 다른 질환의 증상으로 속쓰림과 소화불량이 나타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치료의 예외에 해당하는 이러한 경우를 가려내는 일이 쉽지 않다. 약국에서 일반약을 구입할 때 먼저 약사와 상담하는 것을 습관으로 하는 게 좋다.

끝으로, 모든 약을 오래 쓰면 안 되는 건 아니다. 원인을 알고, 장기 치료를 필요로 하는 증상에 쓰는 약은 오래 써야 한다. 고혈압, 당뇨, 우울증과 같이 장기적 치료와 관리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만성질환용 약이라고 오래 써도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 약물 치료의 부작용보다 치료 상 유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이때는 약을 오래 쓰는 편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부작용이 생길 확률을 낮추기 위해 약의 사용량을 가능한 한 최소로 낮춰서 쓰는 것이 원칙이다. 오래 쓰면 안 되는 약도 있고 오래 써야 하는 약도 있다. 그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고 써야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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