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71> 코로나19 시대의 금연 보조제 이야기
편집부
입력 2020-11-04 17: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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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코로나19 때문에 금연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영국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금연한 사람은 백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금연단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41%가 코로나19가 금연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금연은 훌륭한 선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19로 중증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으므로 금연상담전화, 모바일(휴대전화) 금연지원서비스, 니코틴보조제(껌, 패치 등)와 같이 검증된 방법을 통해 즉각 금연할 것을 권고한다.

마스크를 쓰면 손으로 얼굴을 덜 만지는 게 코로나19 감염을 줄이는 이유 중 하나로 생각된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흡연할 수는 없다. 담배와 손가락에 입이 닿게 되므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

게다가 담배 연기 속의 수많은 독성물질은 흡연자의 심혈관, 폐, 면역 기능을 손상시킨다. 흡연자는 심혈관계 질환, 암, 만성 호흡기 질환과 같은 질병에도 취약하다. 흡연자가 코로나19를 앓게 될 경우 더욱 위험한 이유다.

금연패치, 금연껌과 같은 니코틴 대체제는 니코틴 금단 증상을 줄이면서 금연 성공률을 높여준다. 코크란 리뷰에서 2018년 64,640명을 대상으로 한 136건의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할 경우 금연 성공률이 50~6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대신 니코틴 껌이나 패치에 중독되는 거 아닌가 반문할 수 있다. 담배와 달리 이들 금연보조제는 니코틴이 서서히 흡수되도록 만든 것이라 중독될 위험이 낮다. 니코틴 껌은 주의가 필요하다. 니코틴 대체제 껌은 담배보다는 니코틴 흡수가 느리지만 패치보다 빠르다.

하루 20개비 이하를 피우는 경우 2mg, 하루 20개비 넘게 피우는 경우나 2mg으로 실패한 경우는 4mg으로 하루 8~12개의 껌을 씹다가 점차 줄여나간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그냥 껌 씹듯이 씹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니코틴 껌은 계속 씹기만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중간 중간에 멈추고 파킹을 해줘야한다. (파킹parking은 잠시 놓아둔다는 의미다.) 국문 사용설명서에는 “쉬어가며 씹기”라고 되어 있는데 그냥 쉬기만 해서는 안 된다. 껌을 씹다가 입 안에 얼얼한 느낌이 들거나 니코틴 맛이 느껴지면 멈추고 껌을 뺨 안쪽과 잇몸 사이 공간에 두어야 한다.

이렇게 접촉시켜 주는 동안 껌으로부터 방출된 니코틴이 뺨 안쪽의 구강 점막을 통해 흡수된다. 일부는 흡수되지 않고 침과 함께 삼켜져 딸꾹질 같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니코틴 껌을 씹었더니 속이 울렁거린다거나 트림이 나온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냥 껌을 씹듯 씹기만 하면 니코틴 대부분이 입속이 아닌 위장 속으로 들어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게다가 니코틴이 위장에서 흡수되면 간에서 대사되어서 효과가 금방 떨어진다.

국문 사용설명서에는 얼마 동안 껌을 볼 안에 둬야 하는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냥 잠시라고 쓰여 있다. 영문 홈페이지 설명에는 약 1분으로 되어 있다. 얼얼한 느낌이 사라지면 니코틴 방출이 끝났구나 생각하고 다시 씹어주면 된다. 다시 얼얼한 느낌이나 니코틴 맛이 나면 뺨 안쪽과 잇몸 사이에 두고 얼얼한 느낌이 사라질 때까지 약 1분 동안 기다린다.

니코틴 패치를 사용할 때도 시간이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찾는 사람에게는 24시간 패치를 붙여주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수면장애나 비정상적 꿈을 꾸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낮에 16시간 동안만 붙였다가 자기 전에 니코틴 패치를 떼고 자는 게 좋다. 껌이든 패치든 NRT 제제를 사용하는 동안은 니코틴 과잉으로 인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다른 어떤 형태의 담배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약의 실제 사용자는 구체적 시간과 사용 방법이 궁금하고 이유가 궁금하다. 소비자에게 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때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알려주기만 하던 과거의 관례는 이제 바꿔야 한다.

2018년 1월 기고한 첫 번째 칼럼에서 쓴 것처럼 심지어 HIV 치료약도 어떻게 바이러스와 싸우는지 동영상으로 보여줘야 복약이행률이 높아진다. 금연 보조제도 마찬가지다. 약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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