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나이드는 게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늙는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지난 8월 14일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한 연구 결과는 그런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108명의 성인에게서 채취한 135,000여 종의 분자와 미생물이 참가자들이 나이들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했다. 이들 분자와 미생물의 수는 연령에 따라 증가할 수도 있고 반대로 감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두 번의 전환점을 보였다. 평균적으로 44세와 60세에 극적 변화를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3~6개월마다 참가자들의 구강, 피부, 비강 면봉 검사와 혈액 및 대변 샘플을 통해 다양한 분자와 미생물을 채취했다. 참가자의 연령은 25세에서 75세 사이였고 건강하고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샘플에서 RNA, 단백질, 대사물질을 포함한 약 135,239개의 서로 다른 분자와 미생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추적 대상으로 한 분자의 대다수인 81%가 연속적으로 변동하지 않고 40대 중반과 60대 초반을 중심으로 크게 변화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 연령대에 나타난 변화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모두 존재했다. 우선 심혈관 질환, 카페인 대사, 피부 및 근육과 관련된 분자의 변화는 40대 중반, 60대 초반에 공통적으로 두드러졌다.
하지만 알코올과 지질 대사와 관련된 분자들의 변화는 40대 중반에 주로 나타났다. 면역 조절, 신장 기능, 탄수화물 대사와 관련된 분자들의 변화는 60대 초반에 큰 걸로 나타났다. 나이든다고 에너지 대사가 저하되지 않는다는 2021년 허먼 폰처의 연구를 이번 연구가 반박하는 건 아니다. 다만 나이들면서 음식이 분해되는 방식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40대 중반부터는 대개 체력이 달리는 느낌이 든다. 술을 웬만큼 마셔도 끄덕도 안하던 애주가도 중년에 접어들면서 주량이 줄어들곤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현상이 어쩌면 인체 내 분자 수의 변화 때문일지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심혈관 질환, 암이 60대부터 증가하고 신장기능,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우선 연구자들이 발견한 분자의 변화가 40대 중반과 60대에 집중되는 이유를 모른다. 인과관계도 불분명하다. 쉽게 말해 40대 중반과 60대 초반에 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져서 관련 분자 수에 변화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그 즈음 주량이 늘어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거다. 참가자 수도 1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적은 편이었고 연구 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었다. 추적 관찰 기간은 1~7년으로 중앙값은 2년에 불과했다.
과거 다른 연구에서는 78세가 되면 급속한 노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연구는 75세까지만 대상으로 해서 이에 대해서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요약하면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분자 변화가 노화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연구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나이들면서 생기는 변화가 실제 분자 수준에서 변화와 관련될 수 있단 걸 인정하고 생활방식을 바꾸는 데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예를 들어 알코올과 커피에 대한 대사 능력이 44세와 60세 즈음에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생각해보자. 만약 40대 중반에 갑자기 커피에 전보다 민감해지는 게 느껴진다면 하루 커피 마시는 양을 3-4잔에서 1-2잔으로 줄이는 게 변화를 무시하고 전처럼 커피를 들이키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다.
주량, 식사량도 같은 맥락에서 40대 중반부터는 조절이 필요하다. 그때부터 지질 대사, 탄수화물 대사와 관련한 변화가 두드러진다니 이삼십대처럼 먹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한 번만 과식해도 체감하는 여파가 전과 다른 데 분자 수준의 이유가 존재한다는 걸 기억하고 그저 적게 먹는 게 낫다. 끝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사실을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40대 중반부터는 정기적 건강 검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겠다.
서서히 나이드는 게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늙는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지난 8월 14일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한 연구 결과는 그런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108명의 성인에게서 채취한 135,000여 종의 분자와 미생물이 참가자들이 나이들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했다. 이들 분자와 미생물의 수는 연령에 따라 증가할 수도 있고 반대로 감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두 번의 전환점을 보였다. 평균적으로 44세와 60세에 극적 변화를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3~6개월마다 참가자들의 구강, 피부, 비강 면봉 검사와 혈액 및 대변 샘플을 통해 다양한 분자와 미생물을 채취했다. 참가자의 연령은 25세에서 75세 사이였고 건강하고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샘플에서 RNA, 단백질, 대사물질을 포함한 약 135,239개의 서로 다른 분자와 미생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추적 대상으로 한 분자의 대다수인 81%가 연속적으로 변동하지 않고 40대 중반과 60대 초반을 중심으로 크게 변화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 연령대에 나타난 변화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모두 존재했다. 우선 심혈관 질환, 카페인 대사, 피부 및 근육과 관련된 분자의 변화는 40대 중반, 60대 초반에 공통적으로 두드러졌다.
하지만 알코올과 지질 대사와 관련된 분자들의 변화는 40대 중반에 주로 나타났다. 면역 조절, 신장 기능, 탄수화물 대사와 관련된 분자들의 변화는 60대 초반에 큰 걸로 나타났다. 나이든다고 에너지 대사가 저하되지 않는다는 2021년 허먼 폰처의 연구를 이번 연구가 반박하는 건 아니다. 다만 나이들면서 음식이 분해되는 방식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40대 중반부터는 대개 체력이 달리는 느낌이 든다. 술을 웬만큼 마셔도 끄덕도 안하던 애주가도 중년에 접어들면서 주량이 줄어들곤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현상이 어쩌면 인체 내 분자 수의 변화 때문일지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심혈관 질환, 암이 60대부터 증가하고 신장기능,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우선 연구자들이 발견한 분자의 변화가 40대 중반과 60대에 집중되는 이유를 모른다. 인과관계도 불분명하다. 쉽게 말해 40대 중반과 60대 초반에 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져서 관련 분자 수에 변화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그 즈음 주량이 늘어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거다. 참가자 수도 1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적은 편이었고 연구 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었다. 추적 관찰 기간은 1~7년으로 중앙값은 2년에 불과했다.
과거 다른 연구에서는 78세가 되면 급속한 노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연구는 75세까지만 대상으로 해서 이에 대해서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요약하면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분자 변화가 노화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연구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나이들면서 생기는 변화가 실제 분자 수준에서 변화와 관련될 수 있단 걸 인정하고 생활방식을 바꾸는 데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예를 들어 알코올과 커피에 대한 대사 능력이 44세와 60세 즈음에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생각해보자. 만약 40대 중반에 갑자기 커피에 전보다 민감해지는 게 느껴진다면 하루 커피 마시는 양을 3-4잔에서 1-2잔으로 줄이는 게 변화를 무시하고 전처럼 커피를 들이키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다.
주량, 식사량도 같은 맥락에서 40대 중반부터는 조절이 필요하다. 그때부터 지질 대사, 탄수화물 대사와 관련한 변화가 두드러진다니 이삼십대처럼 먹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한 번만 과식해도 체감하는 여파가 전과 다른 데 분자 수준의 이유가 존재한다는 걸 기억하고 그저 적게 먹는 게 낫다. 끝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사실을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40대 중반부터는 정기적 건강 검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