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엄마 오늘 항암제 맞으셨어.”
공항으로 나를 마중나온 동생이 전한 말이다. 그 날 오전, 어머니, 동생, 그리고 사촌동생은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서울대 병원 췌장/담도암센터의 담당의사를 만났다. 내가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천에 도착하는 비행기가오후 늦게 도착하기 떄문에 참석할 수 없었다.
“생각할시간을 좀 달라고 부탁하라고 그랬잖니?”
“의사가너무 강력히 권해서… 엄마가 부작용때문에 안 맞고 싶다고 해도 일단 시작해 보고 부작용이 심하면 그 때 중단해도 된다면서 권유했어. 환자들이 처음에는 괜찮다가 대개 세 사이클이 지나면 힘들어 한다고 하고. 또, 엄마보다나이 많은 환자들도 다 맞는다고 하고.”
그런데, 어머니는 항암치료를 끝까지 주저하셨나 보다. 수납할 때 안 맞겠다고 하셨더니 항암주사를 벌써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안 맞으면 보험적용이 안 되어 약값 80만원을 모두 내야 된다고 해서 결국 맞으셨다고 한다. 보험 적용된 약가는 5만원이었으니 75만원을 절약하기 위해 확신이 서지 않은 주사를 맞은셈이다.
“의사가뭐라고 하던?”
“암이 많이퍼져 있대 – 간에도 전이되었고 복수도 차 있고… 그런데 이때까지 아무 증상도 느끼지 못했냐고 물었어.”
난 의아했다. 증상을 일찍 느끼지 못한 것이 지금 치료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무슨 도움이될까?
“의사가예후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주었니? 항암을하지 않으면 얼마나 여생이 남아 있는지, 또 항암을 하면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는지. “
“아니.”
“그러면, 항암제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그냥, 세 사이클이 지나면 좀 힘들어 질 거라고만 했어.”
3분도 안되는 진료시간이었다는데 정작 중요한 정보는 전하지 않고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는 듯한 질문으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다니...
“엄마, 많이 충격받으신 것 같아.”
암이란 진단은 누구에게나 큰 충격일 것이다. 어머니의 경우, 아무 지병이 없으셨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 하셨을 것이다. 그래서,지난 번 컬럼에서 소개한 책 <진단이후의 삶>에서는암과 같이 충격적인 소식을 전할 때에, 의사는 진단명을 말한 다음 환자가 말할 때까지 5분이고 10분이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권한다. 즉, 환자가받아들일 시간을 충분히 주라는 것이다.
또, 이런 충격 상태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난 미국에서 출발하기전에 어머니와 동생에게 항암치료를 받을 지에 대해 바로 결정하지 말고 대신 1-2 주 시간을 좀 달라고부탁하라고 당부해 두었다. 집이나자동차 같은 물건도 시간을 가지고 이것 저것 조사하고 비교한 다음에 산다. 하물며 사람의 생명이 걸린암의 경우, 더구나 항암제 치료로 수명의 연장이 크지 않은 전이성 췌장암의 경우에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데에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질병이든지 치료를 결정할 때에는 치료방법의 득과 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 암 치료의 득은 치료를 받지 않을 때에 비해 기대되는 수명 연장이라고할 수 있다. 따라서, 득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얼마나 살 수 있는지, 또 치료를 받으면 얼마나 수명이 길어지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전이성 췌장암의 경우, 항암치료를하지 않을 경우 기대 수명은 약 3-6개월이고 항암치료를 받으면 3-6개월더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의실은 부작용이다. 고려해야 할내용에는 부작용의 종류, 치료를 중단했을 경우 부작용이 사라지는지, 또, 부작용의 예방 및 치료법과 삶의 질에 대한 영향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어머니는 두 가지항암제를 맞으셨는데 그 중 paclitaxel이일으킬 수 있는 손발저림 등의 신경독성은 항암제를 중단해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항암제인 gemcitabine은백혈구 등 면역세포를 만드는 것을 줄여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며칠 입원해야 한다. 또, 감염 위험 떄문에 항암제로 치료받고 있는 동안에는 여러 사람이모이는 곳을 피해야 한다. 어머니는노인 복지관을 다니시는 것을 매우 좋아하셨는데 항암치료를 하게 되면 이를 그만 두셔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 - 무엇이 중요한지- 도 치료를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다. 치료로 인해 수명이 얼마 늘어나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오래 사는 것이중요하면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나의고모부 한 분은 전이성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가족과 함께 조금이라도 더 사는 것이 중요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돌아가시기 전에 항암치료를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지셔서 영양제를 항암제라고 속이고 주어야 할 정도였지만, 치료를 받으러 가는날에는 벌떡 일어나 병원에 가셨다고 한다. 또, 본인에게 중요한 일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 가족의 결혼 등등 - 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의사가 환자에게 진단명 및 치료의 득과 실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방식에는 문화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미국에서는 이런 정보를 환자에게 직접 전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것 같지 않다. 대신 환자 가족들이 이런 정보를 받는다. 그런데,환자 가족들은 “충격을 받을까봐” 이 정보를환자에게 숨긴다. 그래서, 어머니가 후에 입원하셨던 호스피스의 상담 전문 간호사에 따르면 여명이 60일미만이어야만 입원할 수 있는 호스피스 환자들조차도 상당수는 여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지 못하고 입원한다고 한다. 그리고, 진단명이나 여명에대한 정보를 직접 환자에게 알려준 의사는 가족들에게 철천지 원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환자가 충격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가족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암이라는진단으로 충격을 받으신 어머니를 뵐 때 마음이 무척 아팠다. 여기에 여명과 실에 비해 얻는 것이 크지 않은 치료에 대한 정보까지 전해충격을 더한다는 것은 어쩌면 참 가혹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난 환자가 주체가 되어치료를 결정해야 하며 그것이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 이유는 치료에 대한 결정은 가족이 아닌 환자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이기때문이다. 그런데, 진단명과 치료의 득과 실에 대한 정보없이는 자신의 남은 삶에 대한 결정하기 힘들다.
이는 치료를 받을지, 어떤 치료법을 받을 지에 대해서만 국한된 결정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정리할 지에 대한 계획도 포함된다. 유산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부터 가보고싶은 곳과 세상을 떠나기 전에 풀어야 할 관계가 있는 사람과의 만남 등 삶을 어떻게 정리할 지에 대한 계획은 진단명과 치료의 득과 실에 대한 정보없이는합리적으로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현실적으로도 환자에게 진단명과 치료에 관련된 득과 실을 끝까지 완전히 숨기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병원을 전전하고 가족들이 자기를 피해 상의하거나 쉬쉬하는 것을 보면 환자는 자신이 위중한 병을 앓고 있다는것과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환자가 충격받을 것을우려한다면 의사는 환자에게 환자와 가족 중 누구에게 진단명과 치료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좋겠냐고 묻고 그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환자가 자신이 직접 듣는 것을 거부하더라도 환자에게 숨기는 것이 아니고 그 뜻을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로부터 여명이나 치료의 득실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말씀드릴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여명이 아직 2-3년은남은 것으로 생각하셔서 가슴이 매우 아팠지만, 어머니가 당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치료의 득과 실을 따져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아들의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며칠 시간을 가지고 생각하신 어머니는 항암치료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결정하셨다. 부작용을감수해도 몇 년 더 살 수 있다면 항암치료를 받겠지만, 몇 개월 더 살려고 고생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하셨다. 아들로서는 아쉽지만 어머니다운 용기있는 결정이었다.
<필자소개>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오빠, 엄마 오늘 항암제 맞으셨어.”
공항으로 나를 마중나온 동생이 전한 말이다. 그 날 오전, 어머니, 동생, 그리고 사촌동생은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서울대 병원 췌장/담도암센터의 담당의사를 만났다. 내가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천에 도착하는 비행기가오후 늦게 도착하기 떄문에 참석할 수 없었다.
“생각할시간을 좀 달라고 부탁하라고 그랬잖니?”
“의사가너무 강력히 권해서… 엄마가 부작용때문에 안 맞고 싶다고 해도 일단 시작해 보고 부작용이 심하면 그 때 중단해도 된다면서 권유했어. 환자들이 처음에는 괜찮다가 대개 세 사이클이 지나면 힘들어 한다고 하고. 또, 엄마보다나이 많은 환자들도 다 맞는다고 하고.”
그런데, 어머니는 항암치료를 끝까지 주저하셨나 보다. 수납할 때 안 맞겠다고 하셨더니 항암주사를 벌써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안 맞으면 보험적용이 안 되어 약값 80만원을 모두 내야 된다고 해서 결국 맞으셨다고 한다. 보험 적용된 약가는 5만원이었으니 75만원을 절약하기 위해 확신이 서지 않은 주사를 맞은셈이다.
“의사가뭐라고 하던?”
“암이 많이퍼져 있대 – 간에도 전이되었고 복수도 차 있고… 그런데 이때까지 아무 증상도 느끼지 못했냐고 물었어.”
난 의아했다. 증상을 일찍 느끼지 못한 것이 지금 치료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무슨 도움이될까?
“의사가예후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주었니? 항암을하지 않으면 얼마나 여생이 남아 있는지, 또 항암을 하면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는지. “
“아니.”
“그러면, 항암제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그냥, 세 사이클이 지나면 좀 힘들어 질 거라고만 했어.”
3분도 안되는 진료시간이었다는데 정작 중요한 정보는 전하지 않고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는 듯한 질문으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다니...
“엄마, 많이 충격받으신 것 같아.”
암이란 진단은 누구에게나 큰 충격일 것이다. 어머니의 경우, 아무 지병이 없으셨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 하셨을 것이다. 그래서,지난 번 컬럼에서 소개한 책 <진단이후의 삶>에서는암과 같이 충격적인 소식을 전할 때에, 의사는 진단명을 말한 다음 환자가 말할 때까지 5분이고 10분이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권한다. 즉, 환자가받아들일 시간을 충분히 주라는 것이다.
또, 이런 충격 상태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난 미국에서 출발하기전에 어머니와 동생에게 항암치료를 받을 지에 대해 바로 결정하지 말고 대신 1-2 주 시간을 좀 달라고부탁하라고 당부해 두었다. 집이나자동차 같은 물건도 시간을 가지고 이것 저것 조사하고 비교한 다음에 산다. 하물며 사람의 생명이 걸린암의 경우, 더구나 항암제 치료로 수명의 연장이 크지 않은 전이성 췌장암의 경우에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데에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질병이든지 치료를 결정할 때에는 치료방법의 득과 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 암 치료의 득은 치료를 받지 않을 때에 비해 기대되는 수명 연장이라고할 수 있다. 따라서, 득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얼마나 살 수 있는지, 또 치료를 받으면 얼마나 수명이 길어지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전이성 췌장암의 경우, 항암치료를하지 않을 경우 기대 수명은 약 3-6개월이고 항암치료를 받으면 3-6개월더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의실은 부작용이다. 고려해야 할내용에는 부작용의 종류, 치료를 중단했을 경우 부작용이 사라지는지, 또, 부작용의 예방 및 치료법과 삶의 질에 대한 영향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어머니는 두 가지항암제를 맞으셨는데 그 중 paclitaxel이일으킬 수 있는 손발저림 등의 신경독성은 항암제를 중단해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항암제인 gemcitabine은백혈구 등 면역세포를 만드는 것을 줄여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며칠 입원해야 한다. 또, 감염 위험 떄문에 항암제로 치료받고 있는 동안에는 여러 사람이모이는 곳을 피해야 한다. 어머니는노인 복지관을 다니시는 것을 매우 좋아하셨는데 항암치료를 하게 되면 이를 그만 두셔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 - 무엇이 중요한지- 도 치료를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다. 치료로 인해 수명이 얼마 늘어나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오래 사는 것이중요하면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나의고모부 한 분은 전이성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가족과 함께 조금이라도 더 사는 것이 중요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돌아가시기 전에 항암치료를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지셔서 영양제를 항암제라고 속이고 주어야 할 정도였지만, 치료를 받으러 가는날에는 벌떡 일어나 병원에 가셨다고 한다. 또, 본인에게 중요한 일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 가족의 결혼 등등 - 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의사가 환자에게 진단명 및 치료의 득과 실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방식에는 문화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미국에서는 이런 정보를 환자에게 직접 전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것 같지 않다. 대신 환자 가족들이 이런 정보를 받는다. 그런데,환자 가족들은 “충격을 받을까봐” 이 정보를환자에게 숨긴다. 그래서, 어머니가 후에 입원하셨던 호스피스의 상담 전문 간호사에 따르면 여명이 60일미만이어야만 입원할 수 있는 호스피스 환자들조차도 상당수는 여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지 못하고 입원한다고 한다. 그리고, 진단명이나 여명에대한 정보를 직접 환자에게 알려준 의사는 가족들에게 철천지 원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환자가 충격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가족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암이라는진단으로 충격을 받으신 어머니를 뵐 때 마음이 무척 아팠다. 여기에 여명과 실에 비해 얻는 것이 크지 않은 치료에 대한 정보까지 전해충격을 더한다는 것은 어쩌면 참 가혹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난 환자가 주체가 되어치료를 결정해야 하며 그것이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 이유는 치료에 대한 결정은 가족이 아닌 환자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이기때문이다. 그런데, 진단명과 치료의 득과 실에 대한 정보없이는 자신의 남은 삶에 대한 결정하기 힘들다.
이는 치료를 받을지, 어떤 치료법을 받을 지에 대해서만 국한된 결정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정리할 지에 대한 계획도 포함된다. 유산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부터 가보고싶은 곳과 세상을 떠나기 전에 풀어야 할 관계가 있는 사람과의 만남 등 삶을 어떻게 정리할 지에 대한 계획은 진단명과 치료의 득과 실에 대한 정보없이는합리적으로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현실적으로도 환자에게 진단명과 치료에 관련된 득과 실을 끝까지 완전히 숨기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병원을 전전하고 가족들이 자기를 피해 상의하거나 쉬쉬하는 것을 보면 환자는 자신이 위중한 병을 앓고 있다는것과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환자가 충격받을 것을우려한다면 의사는 환자에게 환자와 가족 중 누구에게 진단명과 치료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좋겠냐고 묻고 그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환자가 자신이 직접 듣는 것을 거부하더라도 환자에게 숨기는 것이 아니고 그 뜻을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로부터 여명이나 치료의 득실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말씀드릴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여명이 아직 2-3년은남은 것으로 생각하셔서 가슴이 매우 아팠지만, 어머니가 당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치료의 득과 실을 따져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아들의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며칠 시간을 가지고 생각하신 어머니는 항암치료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결정하셨다. 부작용을감수해도 몇 년 더 살 수 있다면 항암치료를 받겠지만, 몇 개월 더 살려고 고생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하셨다. 아들로서는 아쉽지만 어머니다운 용기있는 결정이었다.
<필자소개>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