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서 ‘게임 체인저’ 될 것”
강석호 교수 “치료 효과 비교 넘어 자기 방광 보존 가능에 의의 있어”
입력 2020.12.16 12:00 수정 2020.12.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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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근침습성 방광암(Non-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 NMIBC)은 전체 방광암의 70%를 차지하는 암이다. 치료는 방광을 절제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을 기본으로, 절제술 이후 재발이나 진행을 막기 위해 결핵예방 백신인 BCG(Bacillus Calmette-Guerin) 또는 항암제를 주입하는 치료를 병행한다.

다만 BCG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약 40%에 달하고 절제술 이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 및 인공방광이나 소변주머니와 같은 외부 장치를 통해 소변을 배출해야 하는 등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어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올해 8월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상피내암을 동반한 BCG-불응 고위험 비근침습성 방광암(NMIBC) 적응증을 추가했다. 키트루다의 적응증 획득으로 방광절제술이 불가능하거나 절제술 시행을 선택하지 않은 상피내암 동반 BCG-불응 고위험 비근침습성 방광암 환자들은 방광을 절제하지 않고 자신의 방광을 보존한 채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약업신문은 고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에게 상피내암 동반 BCG-불응 고위험 비근침습성 방광암(NMIBC)에서 키트루다 허가의 의미와 주요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한 키트루다의 효능, 그리고 방광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 비근침윤성 방광암이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일반 방광암이랑 어떻게 다른지, 환자가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 궁금하다.

방광의 벽은 크게 점막, 점막하층, 근육층, 지방층의 4개 층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대부분의 방광암은 요로상피세포라는 방광점막에서 생긴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방광암 진행단계에서 비교적 초기에 속하는 암으로 암세포의 뿌리가 근육층까지 침범하지 않고 방광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만 국한돼 나타나는 암을 의미한다. 방광암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전체 방광암의 약 70% 정도를 차지한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쉽게 전이하지 않는 반면 경요도방광종양절제수술 후에 위험도에 따라 ‘재발’할 확률이 최대 70%까지로 높고, 10~15%는 근육층까지 암세포가 침범하는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방광을 완전히 절제하는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시행하며, 이 경우 인공방광이나 소변주머니 등을 사용해 소변을 배출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 비근침윤성 방광암에는 어떤 치료법이 주로 사용되나? 재발 위험이나 치료 반응률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린다.

일반적으로 요도를 통해 방광에 위치한 종양을 절제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을 시행하며, 이후 결과에 따라 항암제나 BCG(결핵균)를 방광내 주입하는 약물 주입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방광내 BCG주입요법은 방광내 항암제주입요법보다 그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악성도가 높은 암이거나 암의 뿌리가 점막하층까지 침범돼 ‘재발’ 및 ‘진행’의 위험도가 높은, 소위 고위험 비근침윤성방광암(High-risk Non 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의 경우 표준요법으로 사용한다.

특히 비근침윤성방광암의 ‘재발’과 특히 근침윤성방광암으로의 ‘진행’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지만, 합병증의 비율도 항암제보다는 높고 또한, 5년 장기추적결과 이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약 50% 정도로 나타나는 한계가 있다.

방광내 BCG주입요법에도 반응하지 않는 비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는 근치적방광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큰 수술에 적합하지 않거나 환자가 거부하는 경우 그간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 방광암은 상대적으로 치료제 개발이 더딘 암종 중 하나였다. 그간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의 치료 패러다임은 어떻게 발전돼 왔나.

흔히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이라고 하면 암의 뿌리가 방광의 점막하층까지 침범하거나 악성도가 높은 암세포가 있는 경우이며, 방광 점막을 따라 악성도가 높은 암세포가 존재하는 상피내암을 동반한 경우가 전체 비근침윤성 방광암의 10% 정도에서 나타난다. 치료는 우선 방광내 BCG 치료를 표준치료로 시행하고, 이에 반응이 없어 재발이나 진행이 된 경우에는 근치적방광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권유되고 있다.

하지만, 근치적방광절제술 이후에는 인공방광이나 소변주머니 등을 사용해 소변을 배출해야하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고 또한, 건강상태가 이런 큰 수술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이거나, 이 수술을 환자가 거부하는 경우 그간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한국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상피내암을 동반하고 BCG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고위험 비근침윤성(비근침습성) 방광암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서 방광 절제 없이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대안이 생겼다.


- 면역항암제가 항암치료에 도입되면서 치료 옵션이 없던 암종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도입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는 키트루다라는 새로운 치료제가 도입됨으로써 방광 절제가 유일한 표준 치료였던 BCG에 반응하지 않는 비근침윤성방광암 치료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암 치료의 경우 이제는 생존의 문제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 및 만족도 또한 고려를 해야 하는 시대라고 본다. 이에 단순히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차원을 넘어 방광을 절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측면에서 즉 자기방광을 보존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로 키트루다라는 면역항암제가 해당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생각된다.


- 키트루다는 임상시험을 통해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높은 완전 관해율과 반응 지속기간을 증명했다. 해당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올해 8월 27일 키트루다는 상피내암을 동반하고 BCG 치료에 불응한 고위험 비근침윤성(비근침습성) 방광암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키트루다는 이러한 환자를 중앙값 28개월의 추적기간 동안 관찰했을 때 41%의 환자에서 병이 완치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완전관해’를 (평가 3개월 시점) 기록했다.

또한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 중 완전관해 시작 시점부터 6개월 이상 지속적인 치료효과를 보인 환자가 78%, 12개월 이상 치료효과를 보인 환자가 57%를 차지하면서 장기적인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키트루다의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16.2개월로 나타났다. 표준 치료로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수행해야하는 환자의 41%에서 완전관해를 보였다는 것은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으로 보여진다.


- 다양한 암 치료 방법이 나오면서 이제는 환자의 삶의 질 개선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키트루다 적응증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가?

최근 기대 수명이 높아짐에 따라 암 환자의 치료에서 환자 삶의 질이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으며, 삶의 질을 저하하지 않으면서 생명을 보존하는 것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단순한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차원을 넘어 본인의 방광을 얼마나 유지하고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지가 중요하며, 이러한 가능성을 키트루다가 제시해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BCG에 반응하지 않는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들에게 키트루다의 허가로 뛰어난 완전관해율과 긴 반응 지속기간으로 방광 절제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치료제로 환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치료를 지속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실제 치료 현장에서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을 진단받고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많이 보셨을 것 같다. 면역항암제를 사용해 호전된 비근침윤성 방광암 환자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78세 남자환자분으로 2019년 5월 경요도방광종양절제술로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단돼 BCG 방광내주입요법을 6회 시행 후 첫번째 추적관찰 내시경소견에서 암의 재발이 발견된 분이다. 동년 10월 경요도방광종양절제술 시행 받아 BCG에 반응하지 않는 상피내암을 동반한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의 재발로 진단됐다.

환자분은 고령 및 최근의 뇌경색으로 수술위험도가 높아 근치적방광절제술을 시행하지 못하고 2019년 11월부터 키트루다 치료를 시행해 3개월째 평가에서 완전관해를 보였고 최근 치료 1년째 평가에서 역시 완전관해가 유지되고 있다. 좀더 장기간의 추적관찰이 필요하겠지만, 키트루다로 인한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으며 방광절제술 없이도 의미 있는 효과를 보였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 마지막으로 고위험 NMIBC 및 방광암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추가적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BCG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상피내암을 동반한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의 경우 아직까지도 가장 효과적인 표준 치료는 근치적방광절제술이다. 하지만, 키트루다가 미국 FDA 및 국내 식약처에서도 BCG에 반응하지 않는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환자의 치료제로 허가 받아, 이러한 근치적방광절제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방광을 보존하면서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현재 키트루다 외에도 많은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돼 활발히 임상시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치료제들을 통해 앞으로 고위험 비근침윤성방광암에 대한 치료효과를 높이면서 환자의 삶의 질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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