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빅파마들 R&D(연구개발) 투자 경쟁이 2024년에도 치열하게 이어진 가운데, MSD(Merck & Co.)가 2023년 대비 130억 달러 이상 R&D 예산이 줄었음에도 여전히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미디어 피어스바이오텍(FierceBiotech)은 최근 2024 R&D 투자액을 기준으로 글로벌 제약사 상위 10개사 명단과 성과를 공유했다.
MSD 뒤를 이어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 사상 최대 규모 연구비를 쏟아부으며 2위를 차지했고, 로슈(Roche)는 비만 치료제 분야에 본격 뛰어드는 등 파이프라인을 재편하면서 3위에 머물렀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애브비(AbbVie) 역시 매출액 중 높은 비중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각각 4위, 5위로 도약하는 등, 특허 만료를 앞둔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치열한 ‘포트폴리오 전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그 밖에도 대형 인수·제휴로 자사 주력 분야를 강화하며 적지 않은 예산을 편성한 기업들이 순위권 내 포진해, 2025년 이후 펼쳐질 글로벌 제약 시장 판도 변화가 더욱 주된다.
MSD(Merck & Co.)
R&D 예산: 179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41%
2024년 총매출: 642억 달러
R&D 예산 비중: 28%
MSD는 2023년 102달러 규모의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Prometheus Biosciences) 인수와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55억 달러 규모 협력 등 굵직한 거래로 천문학적인 R&D 비용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런 MSD가 2024년에는 이보다 규모가 작은 여러 건의 딜을 체결하며 R&D 예산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위인 존슨앤드존슨(J&J)보다 7억 달러가량 많은 R&D 예산을 편성하며 1위 자리를 지켜냈다.
MSD는 다가오는 ‘키트루다(Keytruda) 특허 만료’에 대비해 인수·협력으로 확보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임상에 투입하며, 향후 2030년대 중반에 20개 이상 신약을 출시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특허 절벽(patent cliff)”이 아니라 “특허 언덕(patent hill)”을 맞이하겠다는 입장이다.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R&D 예산: 172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14%
2024년 총매출: 888억 달러
R&D 예산 비중: 19%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위 자리에 안착했다. 기록적으로 높은 R&D 예산을 또다시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머크의 대규모 투자에는 근소한 차이로 미치지 못했다.
2024년 초 20억 달러를 들여 암브락스 바이오파마(Ambrx Biopharma)를 인수하며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 ARX517을 확보했다. 이후로도 면역학, 종양학, 신경과학을 핵심 세 축으로 삼아 선별적 투자와 구조조정을 병행해 나갔다. 하지만 연내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셀토렉산트(seltorexant) 임상을 중단하고 파킨슨병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접는 등, CNS(중추신경계) 분야에서 일부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2025년 초 146억 달러를 투입해 CNS 전문 바이오텍인 인트라-셀룰러 테라퓨틱스(Intra-Cellular Therapies)까지 인수하며 다시 한번 굵직한 투자를 단행, 신경과학 분야를 보강했다. 내년 이후에도 회사가 이른바 ‘3대 축(종양학·면역학·신경과학)’에 얼마나 더 파격적인 투자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로슈(Roche)
R&D 예산: 130.4억 스위스프랑(약 146.3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1.5%
2024년 총매출: 604.9억 스위스프랑(약 686.1억 달러)
R&D 예산 비중: 21.5%
오랫동안 R&D 예산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로슈는 지난해 3위로 밀려난 후 올해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특히, 암과 대사질환 분야에서 다수 파이프라인을 정리한 뒤, 27억 달러 규모로 카모트 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비만치료제 분야에 본격 진출한 점이 눈길을 끈다.
비만 분야에서 인수한 주사형 이중 작용제(GLP-1/GIP) CT-388이 임상 1상b에서 위약군 대비 18.8% 이상의 체중 감량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로슈 내부에서는 최대 25% 체중 감량을 기대할 정도로 미래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반면, 항-TIGIT 항체 티라고루맙(tiragolumab)은 폐암 분야에서 또다시 임상 실패 소식을 전하는 등, 대표 파이프라인 성과가 엇갈린 모습이다.
로슈 CEO 테레사 그레이엄(Teresa Graham)은 2025년에도 R&D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확보한 여력을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내년에도 ‘선택과 집중’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R&D 예산: 136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24%
2024년 총매출: 540억 달러
R&D 예산 비중: 25%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R&D 투자를 두 자릿수(12% → 24%)로 늘리며 순위를 끌어올린 아스트라제네카는,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약 25%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4년 초 일본에서 심장질환 치료제 아코라미디스(acoramidis)가 임상 3상에서 성공한 반면, 며칠 뒤 당뇨병성 신장질환 후보물질 임상 2상을 종료하는 등 희비가 교차했다.
이후에도 코로나19 항체 시파비바트(sipavibart)가 임상 3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반면, 다이이찌산쿄와 공동 개발한 ADC는 FDA 신청이 철회되는 등 사업 성과가 들쭉날쭉한 한 해였다.
투자 측면에서는 총 20억 달러를 들여 퓨전 파마슈티컬스(Fusion Pharmaceuticals)를 인수하며 방사성치료제 분야에 깊숙이 진출한 것을 비롯해, 희귀질환 개발사 아몰리트 파마(Amolyt Pharma)를 8억 달러에 품는 등 중대형급 거래를 이어갔다.
또 비만, T세포 인게이저 등 신기술 영역에도 다양한 형태 선행 투자를 진행하며 2030년 이후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애브비(AbbVie)
R&D 예산: 128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66.5%
2024년 총매출: 560억 달러
R&D 예산 비중: 23%
애브비는 2023년 리스트에서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올해 R&D 예산을 무려 66% 이상 늘리며 단숨에 5위로 올라섰다. 연초 87억 달러를 투입해 세레벨 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기대주로 꼽히던 조현병 치료제 에므라클리딘(emraclidine)을 확보했으나, 불과 100일 만에 임상 2상에서 실패 소식을 전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파킨슨병 후보물질 타바파돈(tavapadon)이 임상 3상에서 잇달아 성공을 거두며, CNS(중추신경계) 분야 강화 전략에 대한 기대감을 어느 정도 살렸다.
애브비는 CNS뿐 아니라 염증성 장질환(IBD)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인수·협력을 펼치고 있는데, 셀시우스 테라퓨틱스(Celsius Therapeutics) 인수(2억 5천만 달러)와 퓨처젠 바이오파마(FutureGen Biopharmaceutical)로부터 후보물질 도입, 니블 테라퓨틱스(Nimble Therapeutics) 인수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항-TL1A 기전이 IBD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면서, MSD·사노피·로슈 등이 속속 뛰어든 이 시장에서 애브비 역시 다양한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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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빅파마들 R&D(연구개발) 투자 경쟁이 2024년에도 치열하게 이어진 가운데, MSD(Merck & Co.)가 2023년 대비 130억 달러 이상 R&D 예산이 줄었음에도 여전히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미디어 피어스바이오텍(FierceBiotech)은 최근 2024 R&D 투자액을 기준으로 글로벌 제약사 상위 10개사 명단과 성과를 공유했다.
MSD 뒤를 이어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 사상 최대 규모 연구비를 쏟아부으며 2위를 차지했고, 로슈(Roche)는 비만 치료제 분야에 본격 뛰어드는 등 파이프라인을 재편하면서 3위에 머물렀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애브비(AbbVie) 역시 매출액 중 높은 비중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각각 4위, 5위로 도약하는 등, 특허 만료를 앞둔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치열한 ‘포트폴리오 전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그 밖에도 대형 인수·제휴로 자사 주력 분야를 강화하며 적지 않은 예산을 편성한 기업들이 순위권 내 포진해, 2025년 이후 펼쳐질 글로벌 제약 시장 판도 변화가 더욱 주된다.
MSD(Merck & Co.)
R&D 예산: 179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41%
2024년 총매출: 642억 달러
R&D 예산 비중: 28%
MSD는 2023년 102달러 규모의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Prometheus Biosciences) 인수와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55억 달러 규모 협력 등 굵직한 거래로 천문학적인 R&D 비용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런 MSD가 2024년에는 이보다 규모가 작은 여러 건의 딜을 체결하며 R&D 예산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위인 존슨앤드존슨(J&J)보다 7억 달러가량 많은 R&D 예산을 편성하며 1위 자리를 지켜냈다.
MSD는 다가오는 ‘키트루다(Keytruda) 특허 만료’에 대비해 인수·협력으로 확보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임상에 투입하며, 향후 2030년대 중반에 20개 이상 신약을 출시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특허 절벽(patent cliff)”이 아니라 “특허 언덕(patent hill)”을 맞이하겠다는 입장이다.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R&D 예산: 172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14%
2024년 총매출: 888억 달러
R&D 예산 비중: 19%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위 자리에 안착했다. 기록적으로 높은 R&D 예산을 또다시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머크의 대규모 투자에는 근소한 차이로 미치지 못했다.
2024년 초 20억 달러를 들여 암브락스 바이오파마(Ambrx Biopharma)를 인수하며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 ARX517을 확보했다. 이후로도 면역학, 종양학, 신경과학을 핵심 세 축으로 삼아 선별적 투자와 구조조정을 병행해 나갔다. 하지만 연내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셀토렉산트(seltorexant) 임상을 중단하고 파킨슨병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접는 등, CNS(중추신경계) 분야에서 일부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2025년 초 146억 달러를 투입해 CNS 전문 바이오텍인 인트라-셀룰러 테라퓨틱스(Intra-Cellular Therapies)까지 인수하며 다시 한번 굵직한 투자를 단행, 신경과학 분야를 보강했다. 내년 이후에도 회사가 이른바 ‘3대 축(종양학·면역학·신경과학)’에 얼마나 더 파격적인 투자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로슈(Roche)
R&D 예산: 130.4억 스위스프랑(약 146.3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1.5%
2024년 총매출: 604.9억 스위스프랑(약 686.1억 달러)
R&D 예산 비중: 21.5%
오랫동안 R&D 예산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로슈는 지난해 3위로 밀려난 후 올해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특히, 암과 대사질환 분야에서 다수 파이프라인을 정리한 뒤, 27억 달러 규모로 카모트 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비만치료제 분야에 본격 진출한 점이 눈길을 끈다.
비만 분야에서 인수한 주사형 이중 작용제(GLP-1/GIP) CT-388이 임상 1상b에서 위약군 대비 18.8% 이상의 체중 감량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로슈 내부에서는 최대 25% 체중 감량을 기대할 정도로 미래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반면, 항-TIGIT 항체 티라고루맙(tiragolumab)은 폐암 분야에서 또다시 임상 실패 소식을 전하는 등, 대표 파이프라인 성과가 엇갈린 모습이다.
로슈 CEO 테레사 그레이엄(Teresa Graham)은 2025년에도 R&D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확보한 여력을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내년에도 ‘선택과 집중’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R&D 예산: 136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24%
2024년 총매출: 540억 달러
R&D 예산 비중: 25%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R&D 투자를 두 자릿수(12% → 24%)로 늘리며 순위를 끌어올린 아스트라제네카는,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약 25%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4년 초 일본에서 심장질환 치료제 아코라미디스(acoramidis)가 임상 3상에서 성공한 반면, 며칠 뒤 당뇨병성 신장질환 후보물질 임상 2상을 종료하는 등 희비가 교차했다.
이후에도 코로나19 항체 시파비바트(sipavibart)가 임상 3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반면, 다이이찌산쿄와 공동 개발한 ADC는 FDA 신청이 철회되는 등 사업 성과가 들쭉날쭉한 한 해였다.
투자 측면에서는 총 20억 달러를 들여 퓨전 파마슈티컬스(Fusion Pharmaceuticals)를 인수하며 방사성치료제 분야에 깊숙이 진출한 것을 비롯해, 희귀질환 개발사 아몰리트 파마(Amolyt Pharma)를 8억 달러에 품는 등 중대형급 거래를 이어갔다.
또 비만, T세포 인게이저 등 신기술 영역에도 다양한 형태 선행 투자를 진행하며 2030년 이후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애브비(AbbVie)
R&D 예산: 128억 달러
전년 대비 변동: +66.5%
2024년 총매출: 560억 달러
R&D 예산 비중: 23%
애브비는 2023년 리스트에서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올해 R&D 예산을 무려 66% 이상 늘리며 단숨에 5위로 올라섰다. 연초 87억 달러를 투입해 세레벨 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기대주로 꼽히던 조현병 치료제 에므라클리딘(emraclidine)을 확보했으나, 불과 100일 만에 임상 2상에서 실패 소식을 전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파킨슨병 후보물질 타바파돈(tavapadon)이 임상 3상에서 잇달아 성공을 거두며, CNS(중추신경계) 분야 강화 전략에 대한 기대감을 어느 정도 살렸다.
애브비는 CNS뿐 아니라 염증성 장질환(IBD)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인수·협력을 펼치고 있는데, 셀시우스 테라퓨틱스(Celsius Therapeutics) 인수(2억 5천만 달러)와 퓨처젠 바이오파마(FutureGen Biopharmaceutical)로부터 후보물질 도입, 니블 테라퓨틱스(Nimble Therapeutics) 인수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항-TL1A 기전이 IBD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면서, MSD·사노피·로슈 등이 속속 뛰어든 이 시장에서 애브비 역시 다양한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